Prologue
1년 간의 부부 세계여행. 요즘은 너무 많아 새롭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여행 콘셉트다.
우리가 세계여행을 떠난 거창한 이유는 없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3년쯤 후에 세계여행을 가자 약속했고, 그렇게 3년이 지나 정말 떠나게 된 것이다.
결혼 1년 전 신청한 임대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서 시댁 생활 3개월 만에 서울은 아니었지만 적은 금액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집을 얻게 됐고, 여행 때문에 보증금을 뺄 시기가 되자 또 운 좋게 친척분의 도움으로 여행 후에도 머물 수 있는 집이 마련되었다. (물론 돌아올 때 집이 없었더라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살면 된다는 생각에 어차피 여행은 갈 생각이었다.)
짐을 두고 갈 수 있는 집 + 아파트 보증금과 그동안 일해서 모은 자금.
이 두 가지가 해결되니 더 이상 여행을 망설일 이유도, 한국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다.
비가 새고, 여기저기 손 볼 게 많았던 집을 6개월 동안 정리하면서 앞으로 못 만날 지인들과의 송별회도 원 없이 하고, 그동안 우리 집을 맡아 줄 세입자에게 인수인계까지 하고 나니 정말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떠나기 한 달을 앞둔 시점- 우리가 갈 만한 곳 위주의 날씨를 살펴보고, 첫 기착지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정했다. 그리고는 바로 항공권 결제 완료!
“좋아. 세계여행의 시작 러시아~ 뭔가 멋진데?!”라고 잠깐 생각했으나,
현실은 두 시간 거리라 살짝 기대치가 낮아졌지만 그래도 출발을 하긴 하게 됐다.
도대체 짐은 언제 싸냐며 다들 핀잔을 줬지만, 나는 출발 전전날, 남편은 출발 전날 짐싸기를 마무리했다. 남들처럼 짐을 줄이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공항에서 잰 우리 짐의 무게는 둘이 합쳐 20kg. 둘 다 원체 가볍게 여행을 다녔던 지라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그리고, 2016년 7월 18일. 우리의 여행이 진짜 시작되었다.
2016년 7월 18일부터 1년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유럽→북미→남미→오세아니아→아시아. 여행기를 읽다 저희 생각에 마음이 짠-해지면 커피값 정도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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