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감독님 오랜만입니다
얼마전에 아는 지인의 어머니 장례식장에 갔었다.
(영정사진이 특이했는데, 길을 가시다 뒤돌아 보며 웃는 사진으로 영정사진에서는 잘 쓰지 않는 사이즈이자 구도였다)
영정사진 속 어머니의 함박웃음을 눈에 담고 자리에 앉았다.
그곳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감독님을 만났다.
허감독님이 막 '8월의 크리스마스'를 찍고 난 후 난 허감독님과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참 좋았기도 했다. (그 당시 그런 영화는 첨 봤다, 새로웠다)
하지만 그보다 그와 사진까지 찍자고 따라붙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찍을 당시 난 영화판에 뛰어들어 막내조감독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당시 같은 영화사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제작을 하고 있었던 거다.
같은 영화사에 있다보면 의례 촬영을 하고 있는 영화의 소문이 들리기 마련이다.
헌데, 그 소문의 실체는 형편없기 그지 없었다.
그 소문의 실체의 전부는 감독에 대한 무능함이었다.
그 소문을 여기에 옮길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저 참혹했다는 말밖에는.
그 소문을 바탕으로 허진호감독의 미래를 그려보면 참담 그 자체다.
하지만
우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어떤 영화인지 잘 안다.
나는 영화를 첨 시작한 터라 그 소문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고서는 분노했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분노했다.
그때 느꼈던 '분노'의 감정은 충무로에 떠도는 촬영장 얘기는 그저 한 귀로 흘리게 되었다.
그 어떤 소문도 중요하지 않다.
곧 영화가 나올 것임으로.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허진호감독님은 나를 기억하신다.
아직도 나의 영화를 갖지 못 한 나에게 감독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잡생각을 갖지 말란다. (본인도 잡생각이 많아진다면서..)
진정성을 갖으란다. 남이 뭐라든 자신의 진정성을 믿지 않으면 금새 흔들릴 거라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독은 한 방이니까 기운 내란다.
확~ 감독님을 안아주고 싶은 것을 참았다.
그리고 집에 가서 감독님과 찍은 사진을 찾아보았다.
나는 갖고 있는 사진이 거의 없다. 근데 감독님과 찍은 사진은 있었다.
허진호감독님은 장례식장에 오시기 전에도 <덕혜옹주> 편집을 하시다가 오셨다고 하셨다.
<덕혜옹주>가 너무 보고 싶다.
허진호감독님의 영화가 너무 보고 싶다.
" 감독님, 오래오래 영화 많이 만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