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다 억울하다
그는 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100분 토론에서 처음 본 그 얼굴.
손석희 앵커와 동갑이라 하여 웃음을 자아내게 한 그는 늘 한결 같았다.
2014년 4월은 내게, 아니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봄이었다.
답답했고, 화가 났다.
뭔가 분풀이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정의당에 가입하는 일이었다.
정의당에는 유시민이 있었고, 심상정이 있었고, 그가 있었다.
그들은 항상 맨 앞에서 굴하지 않고 권력에 대항했다.
그가 삼성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의원직을 잃었을 때 참으로 허탈했다.
그럼에도 그는 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 쉽게 설명해 주었다. 거기다 그는 유머를 잃지 않았다.
그 후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분하고 답답한 맘이 뻥 뚫린 것 같았다.
세상을 바꾸고 지켜야할 선봉에 그가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서럽다.
억울하다.
자꾸 눈물이 난다.
영정 사진 속의 그는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내가 처음 100분 토론에서 그를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