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용
tvn 드라마로 올해 (2018년) 3월 21일 부터 5월 17일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
이 드라마를 먼저 접한 건 '어른'이라는 주제가를 통해서였다.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어른'이라는 주제곡을 듣고 막연히 이 드라마를 기대하게 됐다.
언제고 봐야지. 언제고 봐야지...
그렇게 벼르고 벼르다 이번 기회(?)에 보게 되었다.
'이번 기회'라 함은 나에게는 안 좋은 일.
하고자 하는 일을 부지런떨며 했는데,
그것이 물거품이 된 일.
나에게는 안 좋은 일, 엄청.
그래서 뭘 해야 될지 몰라 하다가 이 드라마를 보게 되고.
넋을 놓고 보다가 이 드라마가 빠져들었다, 엄청 깊이.
이 지면을 통해 <나의 아저씨> 를 정리할 거다.
지안과 동훈의 대사 위주로.
예고편 격으로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동네 '후계'를 소개하겠다.
기차가 지나가고.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실제 동네로는 북촌과 가까운 동네다.
(드라마 속, 지하철 안내 방송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이 드라마 15회에 지안이 하는 대사,
"다음 생엔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나도 이 동네의 일원이고 싶다.
역할도 정해놨다.
바로 '문철용'이라는 캐릭터인데.
지안의 집안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사는.
그래서 지안을 잘 살피라는 부탁도 받았으며.
그래서 광일이 집에 찾아와 얘기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그래서 지안의 짐들이 거리에 나왔을 때 맡아주기도 하는.
그리고 동훈이 상무가 되는 술자리 끝에 앉아 함께 축하해주고,
지안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의 이름이 찍힌 화환까지 생긴.
정작 문철용 본인은 자기의 이름이 있는 화환을 보고 놀라기까지 한.
나는 이 동네의 '문철용'이고 싶다.
문득,
방안에 망원경을 설치해 놓고 지안을 스토킹하는 '문철용'을 상상해보려 하지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후계'는 이런 곳이다.
10회의 동훈이 지안에게 하는 대사를 들어보자.
"그 놈이 또 못 살게 굴면 그땐 바로 전화해. 그 동네 니 전화 한 방에 달려 올 인간 서른 명은 넘어. 백 명 오라고 그러면 백 명도 와. 아버지가 후계 초등학교 32회 형이 60회, 내가 64회, 친구 아버지가 초등학교 선배고 아버지들 끼리는 동창이고. 그 동네가 그래. 한 다리 건널 필요도 없어. 그냥 다 아는 사이야. 우리 형수는 나랑 동창이고. 전화하면 달려갈 사람 많아. 아무 때고 불러. "
<나의 아저씨>의 배경이 되는 '후계'는 이런 곳이다.
이곳 '후계'
언듯 들으면 '휴게소’를 연상시키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 달리고 달리다가 잠이 오고 피로해지면 쉬어가야하는 것처럼,
힐링의 시간이
이곳 '후계'에서 벌어진다.
나도 당분간 이곳 '후계'에 머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