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수호자가 아닌 조직의 수호자로
<모래시계>라는 전설의 드라마가 있었어.
'모래시계'가 방영할 때면 길에 차가 안 다닐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였지.
그 드라마에서 박상원이 분한 검사는 참 멋있었어.
그래 "멋있었어." 는 완벽한 과거형이야.
언제부터인가 검사라는 직업은 딱 겉과 속이 다른 역할.
가장 악당의 모습으로 영화에서 등장하고 있어.
<부당거래>에서 류승범의 역할이 검사였잖아.
그 후 나쁜 놈, 특히 악질적 나쁜 놈은 죄다 검사였던 거 같아.
최근에 <더 킹>이란 영화가 검사의 민낯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줬지.
근데 그 영화 보면 레퍼런스는 마틴 스콜세지의 <나쁜 녀석들>이야.
검사나 깡패나 다를 바 없다는 거야.
조직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조폭과 다를 바 없지.
근데 조폭은 자신의 이권을 위해 친구의 등에 칼을 꼽기도 하는데,
검사의 의리는 조폭의 의리와는 질적으로 틀려.
질이 좋다는 뜻이 아니야. 더 악랄하게 끈끈하다는 얘기야.
검사란 조직은 이권, 권위를 한 번도 위협받은 적이 없잖아.
그러니까 그들 끼리끼리 의리는 더 무섭다는 거야.
영화는 현실을 반영해.
현실에 검사조직이 어떠한지는 이 번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통해 훤히 들여다 보여.
이번 조국 장관 임명에 후폭풍이 장난 아냐.
전초전에선 언론의 썩은 내가 진동했다면
후반전은 검찰의 악랄한 위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조국을 터는, 아니 때리는 이 모습이 정의롭게 보이지 않는 것은 나만 그런가?
조국 신변에 털게 없으니 주변 사람들을 털다가 때리고 있잖아.
그러면서 슬슬 언론에 정보를 흘려대는 걸 보면서,
예전에는 그 정보를 별 의심 없이 믿었다면,
(믿을 수밖에. 정의의 사도가 하는 일인데. 초 엘리트 집단이 하는 일인데.)
지금은 믿을 수가 없어.
이렇게 검찰을 불신하는 것은 비애야.
참 믿고 싶은데 말야.
이런 불신이 결국 영화에서 악인을 만들어낼 때 검사라는 직업군을 이용하는 것 같아.
심지어 이제는 영화에서 검사가 나오면 악당으로 보면 거의 틀리지 않아.
최근에 본 <악질경찰>에서 검사로 나온 박병은은 좋은 사람인척 하지만 검사라는 직업 때문에
그가 악당이라는 반전이 그리 놀랍지 않았지.
차리리 노무현대통령에게 할 말 다해,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검사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
그러고 보면 사람 위에 있다고 믿는 검사가 '사람에게 충성' 할 이유가 없어.
그들은 그들이 속한 '조직에게 충성' 하면 돼.
그래서
그들이 너무 무서워.
사람 위에 선 그들은 법을 (자신의 조직을 수호하고자) 편의적으로 이용하고 있잖아.
그래서
그들의 조직을 개조해야 돼.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