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무척 맑다. 잠깐 추웠던 날씨는 많이 풀렸다.
나의 어머니는 등과 허리가 굽었다. 나이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맏며느리로 고생 또한 많이 해서일 터이다. 밭일을 많이 한 할머니가 등이 굽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나의 어머니가 내가 있는 곳까지 찾아왔다. 동네 맛집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어머니는 나에게 넌지시 말했다. 돈 2,000만원을 모았다고. 그 돈을 내가 영화 찍을 때 보태라고.......
그 말을 들은 나는 그저 필요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돌아섰다.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머니와 먹은 해물찜이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서럽다.
눈물은 가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말라가지만 배속 밑바닥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해물찜이 서럽게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래서 서럽다.
어느 시인의 서문을 도용해서 써본다.
‘나도 한 번 아름다워 보고자 시작한 일이 이렇게 멀리 흘렀다.’
너무 서럽다.
추해서 얼굴을 들 수 없는 내가 너무 서럽다.
아, 죽어야 소화가 될 것 같다.
울어야 소화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