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따스한 날씨
기억이 난다.
어제 꾼 꿈이.
꿈에 이명세 감독이 강당 단상에 서 있다. 내가 그에게 걸어간다. 내 손에는 시나리오가 들려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다르게 개작한 거라고 그에게 보여준다. 나는 완전 재밌을 거라고 신나서 얘기한다. 이명세 감독은 난감해하며 자신은 제작자가 아니라 어떻게 해줄 수 없다고 말한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나문희 배우의 아들이 이미 개작을 해서 하기로 했다고 말이다. - 왜, 난데없이 나문희 배우님의 아들이 등장했는지 참 뜬금없다. - 그러면서 돌연 제작자가 나오는데 제작자는 강우석 감독이다. 내가 아는 강우석의 모습과 다른 엄청 젊고 잘생긴 얼굴로 등장한다. 잘 생긴 강우석 감독은 나문희 배우 아들과 단상에 올라가 제작발표회를 한다. 꿈속의 나문희 배우 아들의 모습은 애봉이처럼 머리가 단발머리에 목폴라를 입고 있다.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나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붙잡고 저 애봉이 시나리오보다 내 시나리오가 더 재밌다고 말한다.
꿈속에서 내가 붙들고 늘어지며 애걸복걸한 인물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명세 감독도 강우석 감독도 아니다. 그들은 애봉이와 함께 단상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꿈에서 깨어나서 그가 누구였나 생각해 보니,
그 누군가는 나였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