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무책임하고 부정적인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만한다는 말....
이제 안 하겠다는 말.
더 이상 못하겠다는 말.
하지만
이 한 마디에
저는 가슴에 얹혀있던 무언가가 올라왔습니다.
아직도 스멀스멀, 그러다가 목구멍쯤 와서는 울컥울컥 올라옵니다.
이 말을 한 이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입니다.
정작 그의 한 마디는 가볍고 가벼웠습니다.
마이크를 들이대자마자 툭 나온 한 마디....
"그만할게요."
정찬성은 이 전 볼카노프스키 경기 인터뷰 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항상 들었어요. 내가 이걸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덧붙여 그는 자신이 챔피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찬성은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정찬성은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 자신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난타전 후 그가 던진 라이트는 맥스의 얼굴에 닿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맥스의 라이트가 정찬성의 안면에 정확히 꽂혔고,
이어 나온 정찬성의 레프트는 크게 허공을 갈랐습니다.
정찬성은 춤추듯 크게 레프트를 휘저으며 링 바닥에 꼬꾸라졌습니다.
실신한 채 휘두른 정찬성의 레프트는 끝내 맥스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몸을 불사른 좀비는 이제 다시 링 위에 살아날 수 없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기로 한 겁니다.
챔피언을 그리 염원했던 그가 웃으며 그만할게요, 말하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의 무게를......
그의 경기를 보고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정찬성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하겠다는 말이
챔피언의 벨트보다 더 무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못 이룬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떠나보낼 수 있는......
정찬성을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https://youtu.be/6Ejga4kJUts?si=8hfX_JhcbQcOlpd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