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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Nov 18. 2018

너무 산만한 <신동사> 2편의 이야기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의 다양한 장르 그리고 판타지 영화


영화는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실제로 구현하여 보여준다. 액션의 한가운데로 데려가기도 하고, 로맨틱한 커플 앞으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심각한 논쟁 속이나, 재난 속 등 다양한 상황을 영화를 보면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을 경험하게 한다. 근레들어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히어로 영화나, 판타지 영화가 그런 부류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그것이 실제인 듯 감정을 몰입한다. 영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는 더 실감 나게 영화를 즐기고 영화들 속에 녹아든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본다. 


특히 판타지 영화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포터> 시리즈는 판타지 영화 중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로 기억된다. 두 시리즈 모두 소설을 바탕으로 기획하여 제작된 영화들이고, 소설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화면에 이식하여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오크, 마법사, 호빗, 엘프 등 다양한 종족을 등장시켜 그들의 정치적 공방과 전쟁을 그린다. 그들은 마치 현실의 국가들처럼 정치적인 논쟁과 타협을 하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각 종족의 위치와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미시적 관점에서 큰 힘에 대한 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영화적으로 잘 그려냈다. 반면 <해리포터> 시리즈는 마법을 쓰는 층과 일반인층을 분리하여 그들이 완전히 다른 시스템에서 공존하고 있음을 전제로 영화를 풀어간다. 어린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성장영화의 틀 안에서 그들이 겪는 사회적인 차별의 벽과 사회적인 음모를 실감 나게 그려냈다.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쓴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신비한 동물사전>(2016)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과거 이야기로 영화 속 신비한 동물사전을 쓴 뉴트(에디 멘드레인)의 모험을 이야기한다. 원작 소설이 없는 이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소설가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썼다. 이 영화는 개봉 후 전 세계에서 8억 불이 넘는 흥행성적을 올렸다. 


이 시리즈는 전체 5부작으로 기획되었으며, 이번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 뉴트는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대화에 서투르지만 신비한 동물들을 대할 때면 자신감이 넘치고 행복해 보인다. 오히려 인간관계에 서툰 그의 모습이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 건 현실에서 관객이 느끼는 관계의 어려움을 잘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어두운 존재를 쫒아 음모를 밝히고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관객들이 동질감을 느꼈고, 뉴트가 가진 특성이 영화가 가진 강력한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기대감을 높이는 초반 그린델왈드의 탈옥 장면


일단 영화의 첫 장면은 악당인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탈옥 장면이다. 매우 위엄 있게 시작한 영화가 점점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린델왈드가 탈출한 순간부터 속도감이 극에 달하게 되는데 영화의 몰입감을 매우 높이고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든다. 조니 뎁이 연기한 그린델왈드는 아주 창백하고 차가운 이미지로 대척점에 있는 덤블도어(주드 로)와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린델왈드가 차가운 겨울의 이미지라면, 덤블도어는 따뜻한 여름의 이미지다. 그런 측면에서 그린델왈드가 탈출하는 액션 장면은 그의 성향이나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뉴트는 덤블도어를 대신하여 그린델왈드가 강력한 능력을 가진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찾는 것을 막게 된다. 영화 내내 뉴트는 그들의 중간점에서 명확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 애쓴다. 형 테세우스(칼럼 터너)와 갈등하고, 정치적인 사건에 얽히지 않으려 애쓰지만, 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는 결국 여름과 겨울 한가운데에서 양쪽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산만한 이야기 전개


사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서린(티나), 퀴니(앨리슨 수돌), 제이콥(댄 포들러), 레타(조 크라비츠), 내기니(수현) 등의 캐릭터는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의 이야기의 곁가지에 불과하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반복해서 등장하고 과거 이야기가 나올 때 몰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내내 인물을 바꿔가며 계속되며 몰입을 방해한다. 그린델왈드가 크레덴스를 포섭하는 과정 중에 크레덴스의 과거 이야기에 일부 인물이 얽혀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것조차 영화의 트릭에 가까워 보는 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이번 2편의 이야기에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많은 인물들을 내세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뉴트가 이 사건에 개입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게 되는데, 모든 면에서 매끄럽지 못하다. 왜 뉴트가 이 사건 속에 휘말리게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린델왈드는 왜 그렇게 덤블도어와 갈라질 수밖에 없는지, 많은 사람들이 왜 현재의 마법부를 등지고 그린델왈드를 지지하게 되는지 등 많은 측면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나올 나머지 3편의 시리즈에서 그 이야기가 보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편은 여러모로 불필요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져 모든 등장인물이 한 장소에 모임에도 불구하고 큰 긴장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특히나 영화가 신비한 동물들을 간간히 보여 주면서 시선을 사로잡지만 큰 액션 장면이 처음과 끝에만 배치되어 있어 그 부분을 제외한 영화의 중반부는 다소 늘어진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나 이 영화의 전작인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 영화의 이야기는 불친절한 측면이 많다. 



매력적인 캐릭터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다음 시리즈에서 계속


결국 마지막 그린델왈드가 하는 정치적 연설이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나갈 것인지를 보여주게 된다. 그가 하는 연설은 일종의 정치적 기만에 가깝다.  특히 그가 마법계의 독립기관인 마법부의 행태를 이용해 폭력성을 고발하고 평화적인 메시지를 강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실제로 마법계를 분열시킨다. 이는 우리가 지금 현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정치적 연설의 문법과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결국 그렇게 분열된 세력은 다시 하나가 되지 못한다. 그런 측면에서 그린델왈드의 캐릭터 자체는 이번 영화에서 명확히 구성되었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가장 현실의 정치적 상황을 대변하는 캐릭터인 동시에 관객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캐릭터이다.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영화 내내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보여주지 않고 단지 그가 정치적 선동으로 자신의 세력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즉,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이 분열된 세력 간의 충돌을 통해 긴장감 있는 이야기 전개를 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다음 시리즈가 궁금하긴 하지만, 이어질 영화들이 이번 2편의 전개와 구성이라면 이 시리즈는 용두사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번 영화는 볼거리, 이야기 모두 성공적이지 못하다. 


이 영화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2편에서는 호그와트의 과거 수업 과정이 보여지고 맥고나걸 교수, 덤블도어가 직접 수업하는 장면도 들어있다. 또한 호그와트가 처음 등장할 때 들려지는 해리포터의 배경음악은 기존의 팬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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