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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Jul 18. 2019

강력하게 뿌리내린 노스탤지어의 힘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우리 모두는 각자 좋은 시절로 기억하는 때가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시절에는 각자 공통점이 있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운동을 하고, 게임을 하고 여러 경험을 같이 나눈다. 누구나 그 시절을 기억하고 그리워한다. 비록 완벽하지 못하고 금지된 것이 많았던 시절이었지만 한 번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속의 고향이다. 그건 노스탤지어 즉, 과거에 대한 향수다. 그 향수는 어쩌면 죽기 직전까지 각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자신의 삶이 좋게 흘러가도, 또는 좋지 않게 흘러가도 각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좋은 기억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다. 현재 삶은 불행할지언정 추억할 마음의 고향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그 노스탤지어의 힘은 강력하다. 



<기묘한 이야기>의 힘은 바로 그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한다는데 있다. 시대적 배경은 80년대 초중반이지만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기본적으로 B급 콘텐츠의 요소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는데, 괴물, 다른 차원 세계, 초능력자 그리고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벌이는 모험이라는 것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시준 3에 이르러서는 틴에이져 로맨스까지 곁들여져 더욱 흥미를 끈다. 


모든 시즌의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 각 주인공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각각의 위치에서 진실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게 되면서 결국에는 한 지점에서 모이는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세 번째 시즌은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스타 코트 쇼핑몰에 모든 인물이 모이면서 후반부 클라이맥스가 진행된다.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되는 점에서는 연결되지 않았던 각각의 인물들은 마치 천천히 선을 그어 이어지는 것처럼 유려하게 붙어나가 이내 모든 점들이 이어졌을 때, 폭발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나 중간중간 감정적인 씨앗들을 뿌려놓아 두면서 말미에는 눈물을 쏟게 만들기도 한다. 드라마 속 일레븐은 이 세계관의 유일한 초능력자 이면서 사회의 피해자다. 그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몰랐던 진짜 세상의 따뜻함을 알게 되면서 초능력을 사용할 일이 적어지고, 종극에는 그 능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일레븐을 중심으로 마이크, 더스틴, 루카스, 맥스, 윌 등은 같은 나이 또래로서 일레븐에게 우정과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친구인 동시에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모든 인물들은 시즌 내내 성장하고 고민하는데, 이번 시즌에선 부모 역할이 서툴러 고민하는 호퍼가 돋보인다. 아이들과는 다르게 그는 보안관으로써 역할을 잘해나가지만, 일레븐의 아빠 역할을 하게 되면서 사춘기를 맞은 딸과 어떤 식으로 관계 맺고 대화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어쩌면 이것도 우리 모두가 겪었을 사춘기의 모습이 우리의 공감을 불러왔는지도 모른다. 


영화 속 괴물의 모습은 과거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 속에서 등장하던 괴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스타 코트에서 벌어지는 추격 장면에선 영화 <새벽의 저주>에 등장했던 쇼핑몰을 떠올리게도 한다. 또한 사람들이 조정당하는 모습에서는 <바디 스내쳐>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과거 80년대의 대중매체와 함께 젊은 시절의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음악과 풍경, 매체들에서 과거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인물들 간의 관계나 그들이 겪는 감정은 그 시대를 겪지 않았더라도 각자의 과거를 추억하게 한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행동들은 시대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종의 관문이니까. 


특히 일레븐과 호퍼의 관계는 이 영화에서 가장 공들여 만들어낸 관계다. 감정 표현에 서투른 호퍼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아버지의 어색한 뒷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며, 비록 딱딱하지만 그 속은 한 없이 부드러웠던 그들의 진짜 속마음을 호퍼가 쓴 편지로부터 전달받을 수 있다. 


새롭게 공개된 시즌3은 기존 시리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감정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스탤지어가 가득 담긴 시리즈다. 그래서 시리즈 중 가장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가장 감정적인 울림도 큰 성공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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