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첫 글을 쓴 때는 2018년 2월이었어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년 반이 지났습니다. 영화를 보고 그냥 스쳐 보냈던 이전과 다르게 보고 난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시작했던 브런치는 저도 무언가 꾸준히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어요. 다양하게 이것저것에 관심은 많았지만 깊이 파고들어가면 관심을 잃고 그저 표면적으로만 여러 가지를 해나갔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영화를 보고 그 영화가 나에게 무슨 생각을 주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 영화를 볼 때 나의 생각들과 닿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감정적으로는 어떤지를 생각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영화에 대해서는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 깊이 파고들어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물론 모든 영화가 그런 생각을 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영화들은 그저 텅텅 비어서 글로 표현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대부분은 그 속에서 무언가 다른 것들을 보려고 합니다. 그 무언가를 보고 그것을 글로 옮겨내는 과정은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요. 짧은 리뷰를 작성하고 나면 후련한 기분도 들고요.
그리고 글을 계속 써나가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길고 짧은 리뷰를 꾸준히 써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물론 전체 영화를 보는 인구에 비해서는 비율이 낮겠지만 그렇게 꾸준히 영화를 보고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사람들은 왜 그렇게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생각을 써나갈까요?
자신의 생각을 그때그때 기록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글을 쓰면서 머릿속으로 영화의 장면 장면을 다시 한번 추억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정말 순수하게 영화를 보는 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글을 쓰며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죠. 어쨌든 영화를 보는 시간이든, 보지 않는 시간이든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를 기대하며 상영 예정작의 정보를 뒤지는 건, 아마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구독자 900명은 애초에 제가 기대한 것보다 많은 숫자네요. 아마 구독자 분들 가운데에는 국제결혼 관련 글을 기다리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아내가 바빠지면서 제가 좀 더 육아에 집중하게 되면서 사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좀 더 줄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차곡차곡 모아서 간간히 써나갈 예정이에요.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많이 부족한 글이에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써나갈 계획이에요.
브런치에서는 매년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를 하죠.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을 하고 있어요. 저는 올해는 응모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아무래도 글 쓰는 실력도 많이 부족하고 경쟁도 심해서 선뜻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영화 관련된 글을 리뷰 형식이 아닌 형태로 써서 브런치 북을 만들어서 응모해 보고 싶어요.
브런치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대신 유튜브 채널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글은 계속 쓰겠지만 중간중간 과거의 영화들에 대해서도 영상과 음성으로 기록해볼까 해요. 아직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동영상 편집을 배워나간다는 생각도 있고요. 동영상을 만들 때 새로 스크립트를 쓰게 되는데 기본은 제가 이미 쓴 브런치의 리뷰 글입니다. 리뷰를 스크립트화 하면서 현재 덧붙일 내용을 좀 더 붙여서 음성 설명 형식으로 해볼 예정입니다.
사실 이것도 아내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처음 쓰게 된 계기도 아내의 권유 때문이었거든요. 아내 덕분에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저도 조금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고생길일지도 모르지요. :) 속도는 느리지만 영상도 리뷰와 Vlog등을 추가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발전해나가려고 합니다.
모든 구독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오다가다 궁금한 영화 이야기가 있으면 제 브런치나 유튜브 채널에 방문해 주세요. 제 글이나 영상은 아주 길지 않으니 잠시 시간 내셔서 머무르다 가시면서 새로운 관점이나 생각들을 얻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 유튜브 채널 주소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구독하시고 가끔 들러주세요. ^^]
https://www.youtube.com/user/dongk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