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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Feb 02. 2018

코코;COCO(2017)

- 따뜻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

한 가족의 증조 할아버지 대 부터의 이야기


픽사에서 그동안 여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특히나 좋은 영화들이 많았다. UP, Wall E, Toy Story 시리즈 등 감정을 울리는 여러가지 이야기 들을 우리에게 선물 처럼 해줬다. 하지만 픽사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꼭 좋은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최근에는 픽사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다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 COCO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고, 주인공이 멕시코 소년과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으로 생각했다. 
막상 영화가 개봉되고 여러가지 좋은 반응들을 보면서, 이번엔 극장에서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극장으로 향했다. 


COCO의 Opening 은 그림자 인형극 처럼 제시되는데, 과거 증조 할머니와 할아버지 대의 이야기를 주인공이 설명해준다. 과거 UP의 Opening에서 보여줬던 앞 이야기의 설명과 함께 굉장히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무엇보다 멕시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데, 촌스러운 느낌이 없어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하게 만든다. 음악이나 가족들의 관계 등은 멕시코 어떤 마을의 분위기를 생기있게 묘사하고 있어서, 관람자가 그 마을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인 미구엘은 음악이 정말 하고 싶은 아이인데, 증조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가족을 버리고 음악을 하러 떠나서 가족은 대대로 음악을 멀리하고 금지하게 되어, 미구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분출 되지 못한다. 그러다 어떠한 사유로 '죽은 자들의 날'에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 세상에서 예전 가족(조상)들을 만나면서 증조 할아버지를 찾아 가는 일종의 어드벤처 스토리가 펼쳐진다. 

너무나 아름답고 화려한 죽은 자들의 도시

무엇보다 놀라운건, 죽은자들의 도시에 대한 묘사인다. 어두운 도시가 아니라 굉장히 화려하다. 색감이 너무 아름답고, 건물들도 멕시코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서,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게다가 멕시코의 실제 명절을 녹아내면서, 멕시코의 전통과 역사 등을 엿볼 수 있다. 전반적인 이야기와 결말 자체는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지만, 멕시코 문화와의 접합, 죽은 자들의 도시에 대한 묘사 등은 매우 독창적이고, 마지막에는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 


COCO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누구나 누군가에게 기억되길 원하고,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 두려움과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고, 죽은 후에는 몇몇의 가족에 의해서만 기억된다. 한국 식으로 하면, 죽은 이후에도 그 사람의 사진이나 이름을 붙여놓고 기일 마다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 가족들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고, 점점 희미해져 결국에는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의 오해 등으로 가족들과 사이가 안좋다고 하더라도, 기억에서 지워지지는 않는다. 영화 속 헥터와 미구엘의 모험과 그 모험의 끝에서 미구엘이 마지막 노래를 불렀을 때, 결국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음악은 모두 멕시코, 남미 풍의 음악을 쓰고 있는데, 중간에 아빠와 딸이 부르는 Remember me 는 정말 아름다운 노래고, 아빠와 딸이 부르기 좋은 영화인거 같다. 이 영화에서 쓰이는 전반적인 음악이 모두 좋고, 이 영화의OST를 몇 번이고 다시 듣게 만들 것 같다. 


트럼프가 대통령인 이 시기에 멕시칸 소년과 가족이 주인공인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다. 어쩌면 그런 사회적 반감이 더욱 영화를 흥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자체적으로 봤을 때, 이 영화는 충분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고,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고, 감성적인 음악이 있다. 다들 이 영화를 보면서 멕시코의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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