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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May 27. 2018

한 솔로의 기원을 찾아서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2018)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의 프리퀄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가 개봉했다. 전통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는 북미에서는 엄청난 인기가 있지만, 그 외의 국가에서는 북미만큼의 인기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권에서 그런 경향이 많이 나타나는데, 아시아 권이 막 발전하기 시작하던 시기인 70-80년대에 시작되었던 스타워즈는 북미나 유럽에 전통적인 팬층이 더 많고, 아시아권에서는 그 당시 접한 팬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다시 제작되어 개봉하기 시작한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들은 과거에 비해 인기가 있긴 하지만, 엄청난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마블 영화는 현시점에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타워즈는 아직까지 과거의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루카스 사가 디즈니로 팔리면서 스타워즈도 좀 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화법으로 접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거 시리즈의 내용을 이어가는 전통적인 스타워즈 스토리는 이어가되, 프리퀼 형식으로 특정 캐릭터 중심의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2016년에 개봉한 로그원이 첫 프리퀼 작인데, 반응이 괜찮았다. 그래서 디즈니는 프리퀼 시리즈를 계속 만들고 있는데, 그 두 번째가 한 솔로다. 한 솔로는 감독이 론 하워드로 교체되면서 많은 부분을 재촬영하였는데, 이번에 개봉한 이후 평가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디즈니는 앞으로 특정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단독 영화를 계속 만들 예정이다. 보바 펫이나, 랜도 같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솔로 영화를 앞으로도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 사이사이에 제작하여 개봉한다고 한다. 





매력적인 한 솔로의 과거 이야기


 한 솔로는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 중 인기가 많은 캐릭터 중 하나다. 마초적이고, 느끼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데,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해리슨 포드가 그 역할을 맡아 한 솔로 그 자체가 되었다. 이번에 개봉한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에서 한 솔로는  신인 배우인 엘든 이렌리치가 맞고 있다. 사진으로 본모습은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심지어 많은 장면에서 해리슨 포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캐스팅은 적절했던 것 같다. 


 이야기는 스타워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데 제국군이 막 여러 행성의 침략을 시작하던 시기였다. 한 솔로가 연인인 키라(에밀리아 클라크)와 헤어지게 되고 다시 헤어진 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군에 지원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처음 등장하는 추격 장면을 보면 우리가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가진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단번에 준다. 자기 부상 자동차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괴상한 모습의 외계인 등에서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한 솔로 캐릭터의 성격도 알 수 있어서, 스타워즈를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작이 될 수 있다. 



하이스트 장르 + SF 장르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훔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하이스트 영화의 얼개를 따르고 있다. 디즈니에서는 마블 유니버스의 영화들처럼 SF영화 장르에 뭔가 다른 장르 롤 혼합하여 프리퀼을 만들어낼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영화에서는 하이스트 영화와 같이 뭔가를 훔치고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 설정을 만들어 긴장감을 유발하고, 재미를 주고 있다. 중반부 한 솔로가 베킷(우디 헤럴슨)을 만나고 이 영화의 빌런인 드라이덴(폴 베타니)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완전한 하이스트 물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모두 한 솔로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잘 구축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그가 구사하는 유머나 벌어지는 상황들은 꽤나 유쾌한 편이다. 배경음악으로 스타워즈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흐르고 매우 효과적인 전투 CG들은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나 반전이 섞여있는 후반부는 끝까지 긴장감 있게 영화를 보게 만든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135분이어서 다소 길게 느껴진다. 중반부는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잘 구성된 오락 영화다. 



오리지널 분위기가 살아있지만, 평범한 오락영화


 하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평범한 오락영화에 그치고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오리지널리티를 잘 살린 분위기 속에 진행되지만, 여전히 스타워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제국군이 왜 그런 전투를 벌이는지, 반란군은 왜 조직되어야 하는지 오리지널 시리즈를 잘 모른다면 궁금해 할 부분이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들의 행동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특히나 베킷이 후반부에 하는 행동이나 판단들은 아무리 하이스트 물의 범죄자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한 솔로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키라는 이 영화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그런 모호성이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다음 편을 예고하는 듯 끝나는 결말은 결국 본 사람들에게 다음 영화를 궁금하게 만든다. 스타워즈 시리즈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마블 세계관의 영화처럼 아주 뛰어난 완성도를 시도하기보다는 문안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특히나 실패할 위험이 더 높은 프리퀼 시리즈들에서는 더욱 그런 방향으로 시도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그래서 한 솔로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지만, 오랜 시간 동안 기억될 영화는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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