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2(2018)
안티 히어로 데드풀의 귀환
데드풀은 마블사의 만화 중 등장하는 캐릭터다. 실제로 꽤 인기가 있는 안티 히어로라서 많은 사람들이 언제 영화가 등장할지 기대를 했다고 한다. 과거 울버린의 솔로 무비에 처음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빌런으로 등장했었다. 그때도 라이언 레이놀즈가 같은 배역을 했는데, 그 당시에는 꽤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고, 배우 본인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 이후 2016년에 폭스사가 데드풀을 새롭게 리부트 하여 개봉하게 된다. 영화는 완전한 성인 버전으로 재구성하고, 예산도 많이 들이지 않고 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꽤 실험적인 시도였다. 그때까지도 R등급(19금) 버전의 슈퍼히어로 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데, 그런 성인 등급의 히어로 물이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성인 히어로 물을 표방했던 스폰(1997) 등의 영화가 처첨히 실패했기 때문에 데드풀이 성공할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입으로 하는 액션이 대부분인 영화
라이언 레이놀즈는 또다시 데드풀인 웨이드 윌슨을 연기하고 영화 내내 쉴 새 없이 농담을 던진다. 그가 하는 드립들이 곧 액션이 되고, 그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여자 친구 바네사(모레나 바카린)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에 허덕이던 데드풀이 미래에서 온 케이블(조슈 브롤린)의 등장으로 다시 히어로로 복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데드풀은 암 치료를 위한 실험에 참가한 후 실험의 오류로 강력한 힐링팩터를 가지게 되는 캐릭터인데, 캐릭터 특성상 거의 무적에 가까운 능력자다. 물론 무술이나 싸움에 능하긴 하지만, 특별히 공격적인 능력이 있거나 힘이 뛰어난 캐릭터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데드풀의 자학적인 액션이 많고 이는 몸으로 하는 액션뿐 아니라 입으로 하는 농담에서도 자학개그를 많이 한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 자체는 그렇게 훌륭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영화 중반부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며, 쉴 새 없이 떠드는 데드풀의 입담에 다소 지치게 될 수 도 있다. 웃음 포인트들이 꽤나 많은데, 특히나 중반 이후 엑스 포스를 조직하고 벌어지는 일들은 배꼽을 빠지게 만든다. 바로 이런 게 데드풀의 매력이다. 엑스맨에 속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동경하는 듯한 데드풀의 모습에서 귀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데드풀의 캐릭터인 웨이드 윌슨이 전신 화상으로 얼굴보다는 복면을 많이 쓰고 나오는데, 그 복면에는 입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이야기할 때, 움직이는 눈 모양만 가지고도 데드풀의 감정이나 농담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전형적인 안티 히어로와 약간씩 비틀린 주변의 인물들을 농담에 써먹다.
전형적인 안티 히어로인데, 누굴 죽이거나 싸울 때 망설임이 없다. 그래서 엑스맨 캐릭터인 네가소닉(브리아나 힐데브란드) 나, 콜로서스(스테판 카피식) 과 대립하게 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악한 인물은 아니며, 사랑에 목숨 거는 캐릭터 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를 좋아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정상적인 인물이라도 약간씩 비틀어놓아 데드풀이 농담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 심지어 현실의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약점이나 과거들을 가지고 와 농담으로 써먹고 있기 때문에, 과거 배우들의 출연작이나 스토리들을 알고 있으면 더욱 배꼽을 잡으며 볼 수 있다.
영화 속 배우들은 다들 힘을 빼고 연기하고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정말 데드풀 그 자체다. 그가 내한하여 왔을 때 인터뷰를 보면 그 자체가 데드풀로 보인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 보인다. 케이블 역을 맡은 조쉬 브롤린은 굉장히 강력한 빌런으로 보이지만, 후반부에는 데드풀과 농담 따먹기도 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연기하게 되는데, 확실히 어벤저스의 타노스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엑스포스에 뽑힌 각종 히어로 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우리의 배꼽을 완전히 빼놓는 연기였다.
앞으로도 계속 펼쳐질 구강액션, 이제는 디즈니에서 계속
판권 등의 이유로 엑스맨 인물들이 다 등장하지 않는데,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몇몇 캐릭터들이 추가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앞으로 데드풀 시리즈는 계속 이런 톤으로 유지가 될 것 같다. 디즈니가 인수한 이후에도 동일한 톤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이어가야 한다. 만약 디즈니 식으로 변경된다면 오히려 더 이상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이번 영화가 디즈니화 된 것인지 모른다. 이번 데드풀은 가족영화니까.
영화의 쿠키를 보고도 배꼽을 잡게 되는데, 데드풀 캐릭터에 대한 것도 있지만,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에 대한 것도 구성되어 있어서 마지막까지 너무 웃긴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