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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육아도, 글도… 너무 많은 걸 하고 있는 나에게

by 레빗구미



뜨거운 햇살이 머리카락을 태울 듯 내려쬔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사무실로 향하는 길.

후덥지근한 공기와 싸우는 시간이다.

아침부터 이미 하루의 에너지를 절반쯤 소진한 기분.


사무실 문을 열면 차가운 공기가 훅 들어온다.

처음엔 시원하다고 느끼지만,

이내 몸은 식고, 마음도 따라 식는다.


요즘 회사엔 일이 많았다.

이쪽 걸 처리하면 저쪽에서 또 터지고,

하나를 해결하면, 두세개의 일이 쌓여만 갔다.

9시 반쯤 컴퓨터를 켜고, 미팅과 업무를 몇 개 처리하다 보면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땐 어느덧 6시.

오늘도 그렇게 시간이 사라져 있었다.


업무가 길어질 땐 아이를 맡길 사람을 급하게 찾기도 했다.

시간에 쫓기며 하루가 끝났다.

이번 한 주도 그렇게 흘렀다.

뜨거운 공기와 함께.


사회생활 초반 몇 년은

거의 매일 야근을 했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팀장의 고함과 압박이었다.

그는 그걸 교육이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감정의 폭력에 가까웠다.

그가 던진 말과 눈빛은

내 마음에 깊게 박혀

천천히 나를 썩게 만들었다.


몇 년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나는 나 자신이 무가치한 사람인 것만 같았다.

그냥 내가 없어져야 그게 끝날거라 생각했던 시간들.

그런 생각들이 나 자신을 만드는게 싫었다.

그래서 영화 <위플래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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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 - 영화에 대한 리뷰보다는 영화안에 담긴 감정들에 대해 씁니다.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달하려 합니다. 세계최초 영화 감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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