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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인간성

by 레빗구미


레빗구미 입니다.


세상에는 태어난 순간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삶을 건네받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대도 축복도 없이, 마치 세계의 틈에 떨어지듯 시작되는 존재들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그 질문을 가장 직접적으로 품습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왜 살아야 하는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케이는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알면서도 인간과 다르지 않은 감정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어스〉 속 지하세계의 사람들은 같은 얼굴을 지녔지만 전혀 다른 삶을 배당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되고 분리됩니다.


장르도, 시대도, 설정도 다른 세 영화는 결국 한 자리에 닿습니다. 존재의 기준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조건 위에 인간성을 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태어난 이유가 불분명해도 살아가며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같은 외형을 가졌어도 전혀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인간이라 불리지 못한 존재들 안에서 오히려 더 선명한 인간성이 드러난다는 것. 이런 역설들이 세 작품을 느슨하게 묶어 하나의 흐름을 만듭니다.


이 글은 그 흐름을 따라가며, 왜 태어났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사유를 이어보려는 시도입니다. 존재의 의미를 설명할 수 없는 채로 시작된 삶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 질문들 속에서 우리가 어떤 얼굴로 남게 되는지를 조용히 바라보고자 합니다.








2025년 11월 두번째

-<프랑켄슈타인>, <블레이드 러너 2049>,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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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존재의 질문 — 〈프랑켄슈타인〉


괴물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묘한 정적이 흐른다. 공포보다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연민이다.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나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 속에 떨어진 존재다. 스스로 원한 탄생도 아니고, 누군가의 축복 속에서 시작된 삶도 아니다. 눈을 뜬 자리엔 따뜻한 손길 대신 창조주의 두려움이 있었고, 세상은 그를 환영하기보다 배제하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프랑켄슈타인〉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잔혹한 시작을 통해 인간이 평생에 걸쳐 천천히 마주하는 질문을, 괴물이라는 존재에게 한 번에 쏟아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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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 - 영화에 대한 리뷰보다는 영화안에 담긴 감정들에 대해 씁니다.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달하려 합니다. 세계최초 영화 감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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