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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키노 May 23. 2017

최면, 인종차별, 탈출, <겟아웃>

예고편과 영화 2/3는 센세이션, 마지막은 약한 반전

[경고]

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겟아웃> 예고편과 포스터에 적힌 가장 센세이션한 문구


"역대급이다." 


음.. 그런데 역대급일까?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가장 먼저 생각난 영화가 있다.


2007년 개봉한 한국영화 <더게임>이다.

신하균, 변희봉 주연의 이 영화는 <겟아웃>의 행위의 이유와 아주 닮아 있다.


소재와 참신성에 있어서는 <더게임>을 먼저 본 입장에서 <겟아웃>의 반전은 그리 놀랍지 않다.



당시 신하균의 캐릭터가 워낙 강력하게 형성되어 있어 이 영화 또한 큰 기대를 모았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광기어린 캐릭터가 그렇다.)


하지만 흥행은 참패.

기자단의 평가도 최악이다.


<더게임>을 관람한 관객들은 아시겠지만 등장인물들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선정적인 비쥬얼만 강조한 부분이 관객에게 등을 돌리게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반면, <겟아웃>은 등장인물의 중심이 여자친구가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소개하는 강력한 동기부여와 상황이 존재한다.


여자친구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노루와의 충돌' 장면은 경고의 메타포이다. 


여자친구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 댁을 방문할 때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노루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크리스(남자주인공)의 앞 날에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이 장면은 작년 공포스릴러의 최고의 흥행작 <곡성>의 메타포와도 닮아있다.


덫을 만들어 둔 철장 사이에 먹이를 얻기 위해 달려드는 짐승처럼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겟아웃>의 크리스도 갖은 경고 속에서도 여자친구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


할리우드 영화의 특성상 이런 부분이 꽤 많은 것 같다.


한국영화는 개연성이 부족하면 스토리 전개가 어려운 반면 이상하게 할리우드 영화는 어떻게든 이어진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겟아웃>의 특별한 점은 무엇보다 '최면'이다.


사람을 조종하는 '최면'이라는 소재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엄청난 집중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손쉽게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에 신선했다.


이 영화에서는 여친 어머니가 갖고 있는 찻잔이 매개체가 되는데 '최면'이 시작되는 순간 내재되어 있는 나의 자아가 깊숙히 가라앉는 장면은 독특하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


저 아줌마의 찻잔을 주의하자.
이 연기는 압권이다. 정말 NG가 많이 났을 듯


외재적 자아와 내재적 자아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대학 때의 강의가 다시금 생각나는 영화였다.




사실 <겟아웃>은 인종차별에 관한 관점이 깊숙하게 내재되어 있다.


흑인들의 백인의 지배하에 있어야 했던 인종차별 시대를 굳이 차처하지 않더라도 현 시대에 백인과 흑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감독의 눈에서 볼 수 있다.


백인들만이 모여있는 사회에서 흑인이 등장했을 때의 시선, 백인은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흑인은 하인 취급을 받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인종차별이 상당히 강한 <겟아웃>이다.



크리스가 '동족을 만났다'라는 대화를 시도할 때도 상당히 어색한 기류를 느낄 수가 있다.


우리 마음 속에도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힘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예측 가능한 결과를 스릴감있게 만드는 감독의 역량을 칭찬하고 싶다. 


낯선 장소와 홀로 고립된 주인공, 그리고 자신의 편이라 굳게 믿고 있는 여자친구


이 구성이야 말로 배신당하기 딱 좋은 구조인데, 거기에 신선한 재료인 '최면'이 가미됨으로써 독특한 전개를 보여준다.


생전 처음보는 여자친구 부모님이데 어딘가 미심쩍다.
믿을 사람은 여자친구 뿐이다.


자, 위와 같은 상황인데 본인이 남자주인공 크리스이다.


팔이 안으로 굽을까 밖으로 굽을까?


당연히 극의 전개는 남자주인공을 둘러싼 배신과 음모의 버무림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감독은 후반부에 빠른 전개를 통해 지루한 액션 씬을 넣기보다 빠른 사건의 정리를 선택했다. 그래서인지 관객의 입장에서는 초반부의 긴장감 넘치는 밀당의 순간들이 순식간에 풀려버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숨어 있지만 영화 마지막 경찰차가 출동하는 순간이 가장 극에 달하며 다행히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면서 스릴감은 끝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경찰차를 타고 마무리하는 장면에서도 주인공이 죽길 바랬다는...


여튼 <겟아웃> 볼만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P.S 영화 아주 초반부에 자막으로 '이제 시작이다.'라는 여자친구 아버지의 말을 따옴표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시점이 '최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유의해서 보면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비키노의 평점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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