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속 음식 #2
장난꾸러기 칸타는 사츠키네 가족이 이사오던 날, 할머니가 만들어 둔 "오하기"라는 떡을 가지고 온다.
하얀 천으로 덮인 나무통을 사츠키에게 건네는 칸타는 왠지 수줍어 말도 제대로 못 한다.
오하기(おはぎ) 또는 보타모찌(ぼたもち)라 불리는 이 떡은 단 음식이 귀하던 시절 귀한 손님에게 대접할 때 내왔다고 한다. 지금은 디저트용으로도 많이 먹곤 하는데 드라마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에 나오는 고급 오하기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비주얼을 가지고 있다.
<오하기> 만들기
재료 : 멥쌀, 찹쌀, 흰 강낭콩, 물엿 또는 올리고당, 설탕, 소금
(옵션 : 팥앙금, 말차가루, 콩가루, 코코넛가루 등)
*오하기의 기본은 팥앙금이지만 어쩐지 흰 앙금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흰 앙금을 만들었다. 팥앙금을 만들고 싶다면 팥으로 아래와 같이 만들면 된다.
- 흰 강낭콩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물에 담가 밀봉하고 8시간 이상 불려준다.
여름에는 콩이 쉽게 쉬기 때문에 냉장 보관해야 한다.
- 불린 콩의 껍질을 제거하고 물에 여러 번 헹구며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다.
- 냄비에 콩과 물을 넣고 중불로 30분 정도 끓여준 뒤 익은 콩을 체에 넣어 으깨거나 믹서기에 갈아준다.
이제 겨우 콩을 삶고 갈았을 뿐인데 벌써 지친다. 이럴 때는 나와 같이 해보기 바란다.
- 흰 강낭콩 통조림을 산다.
- 껍질을 제거한 뒤 믹서기에 갈아준다.
어떤가. 아주 간단하지 않은가?
둘 중 어떤 방법으로 앙금을 만들지는 알아서 선택하면 되지만 제발 두 번째 레시피로 만들길 바란다. 두번째껄로 만들어도 힘들었는데 첫번째껀 어떨지...
이다음 레시피부터는 위나 아래나 같다.
- 간 콩에, 소금 약간, 설탕, 물엿(또는 올리고당)을 넣고 잘 섞어준 뒤 냄비에 넣어 중불로 3-5분 정도 수분을 날리며 고루 섞어준다. (단맛은 입맛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 완성된 흰 앙금을 조금 덜어놓고 원하는 양만큼 다른 색의 앙금을 만들어 준다.
나는 말차 파우더를 넣어 초록색을 만들어 주었다. 기호에 따라 고구마 등을 섞어도 맛이 좋다.
- 원한다면 토핑도 준비해준다. 콩가루나 코코넛가루, 견과류 등이 좋다.
- 멥쌀 1, 찹쌀 2 비율로 밥을 짓는다.
- 잘 지어진 밥에 소금을 살짝 넣고 뒤적뒤적해 준 뒤 절구에 넣어 찧는다.
오하기는 밥알이 남아있는 특징이 있는 떡이기 때문에 완전히 곱게 빻지 않아도 된다.
- 만들어진 떡은 손에 물을 묻혀가며 원하는 모양으로 빚는다. (떡을 펴서 그 안에 앙금을 넣어도 된다.)
- 준비해 둔 앙금을 듬뿍 덜어 손바닥에 넓게 편 후 떡을 안에 넣고 감싼다. 앙금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두툼하게 감싸 준다. 기호에 따라 준비한 토핑을 겉에 묻혀도 좋다.
시판 오하기는 엄청 달게 느껴져서 단걸 잘 못 먹는 내 입에는 맞지 않았는데 직접 만든 오하기는 당도를 조절했기 때문에 너무 맛있었다. 쫄깃하고 달달하고 두툼한 게 정말 좋았는데 여러 가지 앙금과 토핑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보기에는 간단해 보였던 오하기는 생각보다 아주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완성되는 음식이었다. 정말 맛있었지만 다음부터는 까불지 말고 사서 먹는 걸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