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 속 음식 #1
나는 아플 때도 죽은 잘 먹지 않는다. 배탈이 난 경우가 아니라면 아파도 끼니는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잘 먹어서 그런 건지 회복도 빠른 편이다. 그래도 가끔 죽이 먹고 싶을 때가 있긴 한데 그때가 언제인고 하니 아픈 척하고 싶을 때, 기운 없어 보이고 싶을 때이다.
재료 : 물 100ml, 우유 300ml, 밥 1 공기, 치킨스톡(물 400ml 분량에 맞는 양만큼), 후추 약간, 치즈 1장
(그밖에 견과류나 파슬리가루 등은 취향껏 선택)
- 물과 우유를 냄비에 넣어 강불로 끓여주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인다.
(계속 강불로 끓이면 순식간에 우유 거품이 훅 올라와 가스레인지가 엉망진창이 되니 주의 바람)
- 치킨스톡과 밥을 넣어 잘 풀어준다.
- 죽이 걸쭉해질 때까지 계속 휘저어준다.
- 죽이 거의 완성되었다면 치즈 1장을 넣고 잘 녹여준 뒤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준다.
(취향에 따라 견과류, 파슬리 등을 토핑으로 뿌리면 더 맛있어지니 참고 바람)
늘 하는 일이 애니 속 음식을 만들어내는 거지만 사실 우유죽은 별로 만들고 싶지 않았었다. 이유는 어릴 적 할머니가 가끔 우유에 밥을 말아주었기 때문인데 그게 그렇게 맛이 없었다. 우유죽도 왠지 그때 그 음식과 비슷한 맛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굳이 만들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치킨스톡이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 어릴 적 먹었던 우유밥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치즈를 넣어 꾸덕꾸덕한 게 입에 쫙쫙 붙는 맛있는 죽이었다. 식감은 다르지만 크림 리소토라고 부르고 싶은 죽이었다. 견과류가 오독오독 씹히는 맛있는 죽이었다.
유제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배탈이 났거나 소화불량이 있다면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직접 두유를 넣어 만들어보진 않았기 때문에 맛을 장담할 순 없지만 대충 맛있을 거 같다. 혹시 두유를 넣어 만들어 본다면 꼭 댓글로 후기 부탁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