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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키친anime cook Jul 19. 2019

빨간 머리 앤

넷플릭스 드라마 Anne with an 'E'

나는 이름 끝에 'E'가 붙은 앤을 사랑한다. 어린 시절에 내 기억 속의 앤은 낭만적이지만 현실성도 없고 평범함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성가신 아이였다. 변화를 싫어하고 평범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던 어린 시절의 나는 앤이 사랑스러웠지만 반면에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인물이었다. 그런 어린 시절을 거쳐 마흔이 되기까지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을까? 지금은 드라마 속 앤의 모든 것이 옳다고 느껴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드라마였다. 시즌1, 시즌2 17개의 에피소드가 너무 보석같이 내 마음에 새겨진, 나의 아이들이 이 작품의 대사를 다 이해하는 그날 함께 보고 싶은, 그런 멋진 작품이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들은 영상으로 만들어지며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있기 마련인데 내가 보기엔 이 드라마는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는다. 여러 부분 각색된 부분이 있지만 시대의 흐름과 가치에 맞게 무거운 주제일지도 모르는 성별, 인종, 성적 지향 등을 향한 차별과 편견에 대한 문제를 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 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앤을 정말 잘 그려주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 머리 앤>




앤은 호기심이 많고 어떤 것도 제한하지 않는 상상력을 가졌으며 아름다운 모든 것을 사랑하고 그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드라마 초반엔 앤의 상상력은 초록지붕에 오기 이전의 고통스러운 삶을 이겨 내기 위한 수단과도 같은 것으로 나오고 그 부분이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따뜻한 삶을 살게 되면서 날개를 달아 날아오르는 앤의 상상력은 작품을 보는 내내 내게 즐거움을 주었다. 특별히 이 작품이 내게 영감을 주는 이유는 앤의 역동적인 삶 이외에도 또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있는데 앤 주변의 사람들이 놀랍도록 변하는 모습은 정말 내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마릴라와 매슈의 건조하고 상처 받은 삶이 치유되는 것들, 조세핀 할머니의 이야기, 앤의 친구들이 바뀌는 모습들, 어른들이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배우는 모습 등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편견과 전통에 사로잡혀서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을 했던 사람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보고 겪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구나 싶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무엇보다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태도를 바꾸고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사람들의 용기와 진심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러웠다.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 머리 앤>



특별히 좋아하는 대사들과 장면이 있는데 너무 많아서 이곳에 다 적어 넣기도 힘들지만 추리고 추려서 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아무쪼록 이 작품을 안 본 사람이 없길 바란다.

https://youtu.be/NAoS6nBlV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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