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속 음식
만약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메모리얼 아몬드 스틱을 샀을 것 같다. 잊어버렸던,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과거의 일을 또렷이 떠오르게 해주는 아몬드 스틱. 잊어야 할 만큼 괴로운 기억이었을 테니 그것들이 떠오른다면 당장은 고통스러울 테지만 현실의 내가 깨닫지 못하는 나의 깊은 고통을 알게 되면 오히려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끌어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이번에 만들어 본 악마의 시나몬 쿠키도 여러 개 사서 평소에 나를 괴롭게 했던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선물해 주고싶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나의 괴로움을 너도 경험해보아라! 이런 시시하고 유치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하게 되면 나중엔 항상 후회가 따라오긴 했었는데 뭐 어떤가. 이런 상상이라도 해보는 거지.
<위저드 베이커리> 속 악마의 시나몬 쿠키
재료 : 무염버터 70g, 갈색설탕 30g, 바닐라 익스트랙 3g, 계란 노른자 1개, 박력분 90g, 아몬드가루 20g, 계핏가루 3g, 아몬드 슬라이스, 건포도
- 버터를 부드럽게 풀어주다가 갈색 설탕을 조금씩 나누어 넣어가며 섞어준다.
- 바닐라 익스트랙, 계란 노른자를 넣고 재료들이 잘 어우러질 때까지 저어준다.
- 박력분(또는 중력분) 90g, 아몬드가루 20g, 계핏가루 3g은 체에 쳐 넣고 한 덩이로 뭉치도록 섞는다.
- 일정한 양으로 반죽을 떼어내 동글납작하게 만들어준다.
- 아몬드 슬라이스와 건포도를 올린다.
- (180도 10분 예열) 180도 오븐에서 15분 정도 굽는다.
계피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계핏가루를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넣었다.(원래는 5g 정도 넣으려고 했었다.) 계핏가루의 양은 각자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계피를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라 이 쿠키가 마음에 들었다. 적당히 달달하고 적당히 톡 쏘는 게 내 입맛엔 맞았고 건포도가 계피향과 무척 잘 어울렸다. 나는 음식을 이것저것 잘 만드는 편인데 베이킹은 경험도 별로 없고 잘 못한다. 그런 내가 만들어도 이렇게 맛있는 거면 누가 만들어도 엄청 맛있을 테니 기회가 된다면 다들 한번 시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