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 #8
나는 어릴 때부터 밤을 참 좋아했다.
삶거나 찐 밤을 입에 물어 톡 하고 반으로 갈라 티스푼으로 퍼먹는 것도 엄마가 힘들게 깐 하얀 생밤을 먹는 것도 좋아했다. 지금은 밤이 먹고 싶으면 그냥 시중에 파는 맛밤을 사 먹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밤조림(보늬밤)의 맛을 따라올 수는 없지.
<리틀 포레스트> 속 보늬밤 만들기
재료 : 밤 1kg, 베이킹 소다 2, 설탕 400g, 간장 1, 레드와인 2
- 세척한 밤 1kg을 뜨거운 물에 반나절 이상 담가 둔다.
이렇게 하면 겉껍질이 잘 벗겨진다.
- 밤의 가장 단단한 부분에 칼집을 내주고 아래쪽을 향해 껍질을 벗겨준다.
겉껍질을 제거하다가 속껍질을 많이 벗겨내면 조리과정에서 밤이 으스러지니 속껍질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겉껍질을 제거한 밤의 무게는 800g이 조금 넘었다.
- 겉껍질이 제거된 밤의 잔털과 심을 제거해준다.
잔털은 물을 묻혀서 손으로 살살 밀면 쉽게 제거되고 심은 이쑤시개를 이용해 벗겨낸다.
- 밤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2스푼을 넣어 반나절 정도 그대로 둔다.
저녁에 담가 두고 다음날 조리하는 게 편의상 좋다.
- 담가 두었던 상태 그대로(밤과 물 모두) 냄비에 붓고 끓여준다.
-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20분간 끓여주고 흐르는 물에 헹궈준다.
이 과정을 총 3번 반복한다.
- 3번 끓이고 헹궈준 밤을 냄비에 넣고 설탕 400g을 넣어 약불로 졸여준다.
설탕은 밤 양의 50%를 넣어주고 물의 양이 60%로 줄어들 때까지 졸여주면 된다.
중간중간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주고 떠오르는 거품도 제거해준다.
- 거의 다 완성됐을 때쯤 간장 1, 레드와인 2를 넣어준다.
없다면 생략해도 좋지만 이렇게 하면 당도도 올라가고 풍미도 좋아진다.
- 완성된 보늬밤을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넣어주고 냉장 보관해준다.
완성된 보늬밤은 2-3달 뒤에 꺼내먹으면 가장 맛있다고는 하는데 이렇게 달달하고 맛있는 게 두 달 넘게 냉장고 안에 남아 있을 리 없었다. 나는 이거 다 먹는데 딱 4일 걸렸다. 그래서 두 달 뒤의 보늬밤이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들고 이틀 뒤에 먹었을 때의 맛을 설명하자면 밤의 속껍질 때문인지 겉이 쫀득한 게 껍질을 다 제거한 맛밤보다 식감과 맛이 훨씬 좋았다. 속껍질을 제거하지 않아서 떫은맛이 나진 않을까 혹은 식감이 거칠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다. 그리고 1kg은 너무 적다. 다음에 만들 땐 더 많이 만들어서 쌓아두고 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