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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키친anime cook Jan 04. 2023

누카즈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속 음식 #10_아보카도 장아찌

세상에 애니메이션은 짱구 밖에 없는 듯 몇 개월간 짱구만 보다 보니 그 안에는 진짜 특이하고 처음 보는 음식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번엔 그 음식들 중 구독자들이 궁금한다고 많이 요청했던 "아보카도 장아찌"를 준비해 보았다.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속 오이, 가지, 아보카도 장아찌

이 음식을 준비하면서 나는 총 3번 놀랐었는데 아보카도로 장아찌를 만든다는 것에 한번 놀랐고 짱구 한국판에 된장이라고 번역된 음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 된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고 아무 정보도 주지 않는 애니의 내용만 보고 거기 나온 장아찌가 실은 누카도코(쌀겨와 소금으로 만든 일본 전통 발효식품)로 만든 누카즈케(누카즈케 안에 채소를 묻어 만드는 채소절임)라는 걸 "내가" 알아냈다는 것에 세 번 놀랐다.

(이게 뭔지 알아내려고 일본어도 모르는 내가 엄청난 양의 검색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검색하다 보니 결국 찾아지더라는 것도 약간 무서웠다는...)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짱구 17기 11화에 나오는 장아찌를 만들기로 계획했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누카도코에 대한 맛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혹시나 잘 만들지 못해서 잘못된 맛을 전달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래서 또 검색해보니 무인양품에서 발효가 완료된 누카도코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직구로 후다닥 주문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이것은 지퍼백 안에 담겨있었다. 온통 일본어라 설명을 읽어보기 위해 파파고로 사진을 찍었다. 뒷면엔 누카도코 보관방법과 함께 누카즈케를 만드는 방법, 각 채소마다 절여야 하는 시간 등이 나와있었다. 보통은 오이, 무, 가지, 당근 등을 절여먹는 듯했는데 이번에 꼭 절여 먹어봐야 하는 아보카도의 절임 시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아보카도의 특성을 고려해 절임 시간은 오이와 맞추기로 결정했고 긴 과정을 거쳐 드디어 누카즈케를 만들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 얼마나 맛있길래 5살짜리도 저리 맛있게 먹는가...!


<누카즈케> 만들기


재료 : 누카도코(직접 만들고 싶다면 유튜브에 검색해보기 아니면 나처럼 직구 고), 오이, 가지, 무, (익기 바로 직전의) 아보카도


1. 오이와 가지, 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주고 아보카도는 껍질과 씨를 제거한다.

*가지는 보라색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야 함


2. 오이, 가지는 길게 세로로 자르고 무는 적당한 크기로, 아보카도는 반으로 자른다.


3. 누카도코에 채소들을 잘 파묻고 꾹꾹 눌러 담는다.


4. 지퍼백 입구에 묻은 누카도코 등의 이물질을 깨끗이 닦아 내고 지퍼백 안의 공기가 제거되도록 꾹꾹 누른 후 밀봉하여 냉장 보관한다.



5. 오이 12시간, 가지 16시간, 무 22시간, 아보카도 13시간 절여준다.


6. 누카도코에서 채소들을 꺼내 물에 잘 씻어준다.

*먹고 남은 누카즈케는 냉장보관하면 된다.

*누카도코는 변질되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 평소 냉장보관하고 하루에 한 번씩 위아래를 뒤집어주면 오래 먹을 수 있다.


7.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맛있게 먹는다.

다른 반찬 없이 명란 후리가케를 뿌린 따뜻한 밥과 함께 먹었다


누카도코는 발효식품이라 그런지 냄새가 그리 썩 좋지는 않다. 시큼하고 쿰쿰하고 처음 맡아보는 요상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그 냄새나는 발효식품에 절인 누카즈케가 과연 어떤 맛일까 먹기 전부터 두근두근 했었다. 겉보기엔 그냥 오이, 무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 요상한 냄새가 밴 채소들이었다.


맛을 최대한 설명해 보자면,


오이 : 식감은 아삭아삭했고 짜고 시고 누카도코 특유의 향이 많이 났다. 레시피는 12시간으로 정정해 올렸지만 내가 먹은 오이는 실은 13시간 절여진 것이었고 조금 쉽게 먹으려면 12시간 절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밥과 잘 어울리는 장아찌였고 약간 중독성도 있어서 자꾸만 먹게 되는 묘한 매력도 있었다.


무 : 무는 딱 알맞게 절여져서 그랬는지 맛있게 먹었다. 이것도 누카도코의 향이 나긴 했지만 오이보다는 신맛이 덜했고 아삭아삭한 게 입맛을 돋궈주는 역할을 했다.


가지 : 생가지를 먹어본 경험이 보통은 없을 텐데 이게 절여진거긴 해도 생가지였기 때문에 먹기 전부터 먹기 싫어졌었다. 가지는 딱 보기에도 엄청 절여졌을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역시나 엄청 시었다. 무엇보다 누카도코의 향이 제대로 배어서 가지는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가지는 불호...!


아보카도 : 과일로 장아찌를 만드는 사람들을 종종 보긴 했는데 아보카도로 만드는 건 많이 보지도 못했고 먹어본 적도 없었다. 사실 아보카도 장아찌가 궁금해서 만들어보게 된 거라 기대가 컸었고 아보카도 누카즈케는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짱구에서도 이 아보카도 장아찌가 특히 맛있다고 나왔는데 실제로도 이게 제일 맛있었다. 누카도코 특유의 향을 아보카도의 맛이 부드럽게 중화시켜주었고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한 번쯤은 만들어 볼만한 음식이었다. 다음엔 누카도코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https://youtu.be/1I5p_aErX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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