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비키친anime cook Oct 12. 2019

영화와 함께 한 주말

2019 부산국제영화제 #1

토요일, 일요일 이틀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아이 둘을 남편에게 맡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SRT에 올랐을 때의 기분이란...!! 기차 안에서 책을 읽으려고 미니북을 챙겨갔는데 이번에도 읽지 못했다. 여행을 할 때마다 항상 챙겨가지만 번번이 읽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봤는데 일단 나는 움직이는 무언가에 타면 잠이 쏟아진다.


사실 나는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1인으로 기차에서 느긋하게 잘 시간 따위는 없었다. 부산에 사는 지인들의 소식에 의하면 원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전날 텐트도 치고 그러는 걸 봤다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더 급해진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몇 분 사이 고민에 빠졌다. 전철을 타고 영화의 전당까지 가면 대략 45분 정도 걸리는데 택시를 타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센텀시티 주변은 늘 정체가 심해서 잘못 판단하면 시간과 돈을 동시에 잃을 수도 있는 노릇. 결국 몸이라도  편하자 싶어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 기사님을 재촉한 덕에 생각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고 내가 보고 싶어 했던 영화표 2장을 손에 넣게 되었다.

신난다!


알찬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첫 번째 영화 시작 전 한 시간을 부산에 사는 지인과 함께 보냈고 첫 번째 영화 관람 후 두 번째 영화가 시작하기 전 빠르게 숙소로 이동해 무거운 짐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빠르게 영화관으로 돌아갔다. 두 번째 영화를 보고 부산에 사는 또 다른 지인을 만나 송도로 이동...! 조개구이를 먹으러 갔는데 대기가 너무 길어서 대기 걸어 두고 가게 옆에 있던 해상 케이블카를 탔다. 뭔가 모든 시간을 알차게 쉼 없이 보내야 할 것 같아서 그랬는지 나는 모든 시간 속에서 무엇이든 하고 있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 하루 종일 굶은 나에게 조개구이를 선물로 준 뒤 다음날 일정을 위해 빠르게 숙소로 이동해 빠르게 잠에 들었다.

조개구이와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부산 야경


다음날 나의 첫 번째 일정은 돼지국밥을 먹는 것!

숙소 근처에 몇 군데 국밥집이 있었는데 줄이 길게 서 있는 곳과 모든 자리가 거의 꽉 찬 곳을 지나쳐 골목 안에 딱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던 곳으로 들어갔다. 돼지국밥은 어딜 가나 웬만하면 다 맛있다.

사랑해요 돼지국밥


오전 10시 영화를 볼까 했었는데 11시에 있는 박찬욱 감독과의 토크를 보려고 일단 10시 영화는 포기했다. 그래서 시간 여유가 좀 생겼는데 그거 믿고 까불다가 늦어서 다시 택시를 타게 되었다. 그날 오전에 마라톤 행사가 있었다는 걸 까맣게 모른 채로 택시에 올랐고 20분 정도를 그 자리에 서있다가 내려서 전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지자체는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할까...? 영화제와 마라톤을 동시에 하다니...


결국 나는 박찬욱 감독의 토크를 보지 못했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1시 영화 한 편을 보려고 티켓을 구매했다. 영화제 굿즈 중 엽서와 배찌가 귀엽길래 그것도 함께 구매했고 스벅에 앉아 좀 노닥거리다가 영화를 보고 GV까지 알차게 보고 부산역으로 가서 부산어묵 2 꼬치도 먹고 서울로 돌아왔다.

세 번째 영화티켓과 굿즈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런데 이틀의 시간은 내게 딱 3편의 작품만 허락하였다. 너무 아쉽다. 영화제에 집중하느라 부산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고 여러모로 아쉬웠던 일정. 그래도 가본 게 어딘가라고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들으면 서운해하겠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정말 꿀 그 자체다!!


https://youtu.be/XnHyhBqzkvo

매거진의 이전글 심야식당의 음식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