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8편 속 디저트
코로나19 때문에 요리 영상을 찍기 힘들어졌다. 아이 둘이 집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영상을 찍는 몇 시간 동안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있기란 불가능하므로 이 기간 동안은 최대한 다른 영상을 만들어 보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엔 그저 영화 속에 나오는 디저트들을 모아서 영상을 만들려고 했었지만 작업이 진행될수록 괜한 일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단순히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봤던 영화 중에 몇 편, 그리고 요리가 주제이거나 배경인 영화 중에 몇 편을 뽑아서 만들기로 결정하고 일주일 동안 28편의 영화를 보았다. 특히 음식이 주제가 아닌 영화들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디저트들을 찾아내는 건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그저 보잘것없는 나의 기억력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28편의 영화 중 15편은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서 골라본 디저트들이었는데 맨들스 케이크 같은 경우는 실제로 비슷하게 만들어서 파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기회 되면 꼭 먹어보고 싶다.
여하튼 영화 속 디저트를 보면서 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 잠깐 나눠보자면 이런 것들이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 속 화려한 디저트들은 당시 귀족들의 사치나 향락 같은 걸 잘 표현해 주었다면 반대로 플로리다 프로젝트 속 아이스크림은 등장인물들의 가난에 대해 표현해준다. 나니아 연대기의 터키쉬 딜라이트는 인간의 탐욕 따위를 설명해주는 도구였고 빨간 머리 앤 속 디저트들은 우정과 사랑이 깃들어 있었다. 결국 나는 디저트만 모아서 살펴보려 했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떤 것들도 그냥 사소하고 의미 없는 것들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 이제부터는 좀 다른 디저트들을 소개해보겠다. 이 영화들은 요리가 주제이거나 배경인 영화들 속 디저트들이다. 위의 영화들보다는 확실히 영상에 디테일이 보인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든지 음식 자체를 아주 먹음직스럽게 잘 담아냈다. 잘 만들어진 음식 영화들을 살펴보면 음식 속에 만든 이의 철학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 같은 경우는 감독이 평소 채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기가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나오지 않는다.
**주관적인 영화 평점**
1.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
2.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
3. 마틸다 : ★★★
4. 찰리와 초콜릿 공장 : ★★★★
5. 마리 앙투아네트 : ★★★
6. 친구와 연인 사이 : ★★★
7. 툴리 : ★★★★★
8. 헬프 : ★★★★★
9. 빨간 머리 앤(넷플릭스 드라마) : ★★★★★
10. 레이디 버드 : ★★★★
11. 메기스 플랜 : ★★★★
12. 플로리다 프로젝트 : ★★★★★
13. 나니아 연대기 : ★★★
14.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 ★★★
15. 새 구두를 사야 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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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앙: 단팥 인생 이야기 : ★★★★
17. 리틀 포레스트 : ★★★★
18.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 : ★★★★
19.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 ★★★★
20. 소울 오브 브레드 : ★★
21.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 ★★
22. 토스트 : ★★★
23. 마이 베이커리 인 뉴욕 : ★
24. 사랑의 레시피 : ★★★
25. 아메리칸 셰프 : ★★★
26. 줄리 & 줄리아 : ★★★★
27. 케이크 메이커 : ★★★
28. 엘리제궁의 요리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