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야마 라멘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속 음식 #1
오늘은 개봉 당시 일부 팬들이 영화관에서 영화 주제곡을 떼창 해서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속 음식 "타카야마 라멘"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타카야마 라멘은 닭뼈 육수에 간장으로 양념을 한 담백한 국물과 두툼한 챠슈, 죽순들을 고명으로 올려 먹는 라멘인데 현지에서는 "중화 소바"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타카야마 라멘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여러 가지 자료들과 영화 속 장면을 참고로 만들었다. 실제 이런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만든 라멘은 맛있었다! 챠슈 만드는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무엇보다 챠슈와 챠슈 소스는 라멘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쓸모가 많으니 꼭 만들어 보길 추천한다.
영화 <너의 이름은> 속 "타카야마 라멘"아... 이건 여담인데, 이 영상을 찍을 때 이상하게 죽순을 살 수가 없었다. 내가 사려고만하면 품절이었고 동네를 다 돌아다녀도 파는 데가 없는 거다. 더 이상 영상 촬영을 미룰 수 없어 조급해진 나는 집 앞 중국 음식점에 가서 "죽순이 들어간 음식이 뭐가 있어요?"라고 물었다. 알다시피 중국 음식엔 죽순이 많이 쓰이니 이 곳엔 반드시 있으리라! 삼선 짬뽕을 주문하면서 "죽순은 따로 빼서 주세요" 했고 그렇게 찾아도 찾을 수 없던 죽순을 1분 만에 얻게 되었다... 혹시 죽순을 못 사게 되면 중국 음식점에 가보자.
우선 라멘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챠슈 만들기>
*종이컵 1컵 = 약 190ml
재료 : 통삼겹살 600g (정육점에서 고기 살 때 꼭 월계수 잎도 달라고 하자!) 양배추 3장, 마늘 6쪽, 양파 1/2개, 생강 한쪽(또는 다진 생강), 월계수 잎 6장, 물 250ml, 간장 150ml, 미림 200ml, 청주 200ml, 설탕 6스푼, 후추, 소금, 올리브유(또는 식용유)
1) 준비된 통삼겹살에 올리브유(또는 식용유), 소금, 후추, 청주를 뿌려 숙성시켜 준다. 보통 하루정도 냉장 숙성시키지만 시간이 없다면 1시간 정도로도 충분하다.
2)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또는 식용유)와 생강 한쪽(또는 다진 생강)을 넣고 고기를 구워준다. 고기는 껍질 쪽부터 굽고 네 면의 겉이 노릇해지도록 구워준다.
3) 양배추, 양파, 마늘을 구워준다. 너무 태우면 쓴맛이 날 수 있으니 타지 않게 주의하며 굽는다. (채소는 챠슈 소스에 넣을 재료인데 그냥 넣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구워서 넣어준다.)
4) 냄비에 준비한 분량의 물, 간장, 청주를 넣고 미림과 설탕은 준비된 분량의 반만 넣는다. 구운 채소와 생강 한쪽(또는 다진 생강), 구운 삼겹살을 넣고 강불로 끓여준다.
5) 소스가 끓기 시작하면 고기의 윗면까지 소스가 잘 닿도록 쿠킹호일로 윗부분을 덮어준다. 약 40분간 졸여주고 중간중간 고기를 뒤적뒤적해주면 좋다.
6) 챠슈가 완성되기 10분 전, 남겨놨던 미림과 설탕을 모두 넣어준다.
Tip 라멘에 넣을 삶은 달걀을 미리 준비해놨다가 챠슈가 완성되기 5분 전에 함께 넣어 졸여준다. 달걀은 6분 정도 삶아서 껍질을 까주고 이후에 챠슈 소스에 5분 정도 끓여주면 좋다.
7) 챠슈가 완성되면 건져내 상온에서 식혀 썰어주고 소스는 체에 걸러 따로 담아둔다.
<타카야마 라멘 만들기>
재료 : 챠슈, 죽순, 시금치, 대파, 삶은 달걀, 물 500ml, 치킨스톡, 챠슈 소스 5스푼, 생라멘(또는 생소면)
1) 고명으로 올릴 대파는 송송 썰어주고 죽순은 채 썰어준다. 살짝 데친 시금치는 반으로 잘라주고 반숙 달걀은 세로로 잘라준다.
2) 라멘 국물을 만들어 보자. 물 500ml(1인분 분량) 치킨스톡, 챠슈 소스 5스푼을 넣고 끓어오르면 불을 꺼준다. 치킨스톡은 넣어야 할 분량보다 좀 적게 넣어야 한다. 챠슈 소스가 간을 더해주기 때문에 용량대로 넣으면 짤 수 있다.
3) 이제 면을 삶아 보자. 물이 끓기 시작하면 면을 넣고 삶아주다가 끓어오르면 찬물 1컵을 부어준다. 이 과정을 2번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꺼주고 면을 건져내 찬물에 헹궈준다.
4) 찬물에 헹궈낸 면은 다시 한번 뜨거운 물에 담갔다 빼낸다. 귀찮지만 이렇게 해야 더 맛있다.
5) 면기에 면과 고명을 담고 국물을 넣어주면 "타카야마 라멘" 완성!
타카야마 라멘을 만들려고 여러 가지 찾아보니 국물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챠슈 소스의 재료들과 겹치길래 그냥 치킨스톡과 챠슈 소스를 이용해서 국물을 냈는데 이건 정말 기가 막힌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시간과 정성이 있는 분들은 치킨스톡 대신 닭뼈로 육수를 내서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물론 나는 번거로운 게 싫어서 죽어도 치킨스톡. 챠슈를 정식으로 만들어본 건 처음인데 원래 챠슈는 냉동 보관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거라고 하니 만들 때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는 걸 추천하고 챠슈 소스는 덮밥이나 볶음 요리 등 여러모로 쓸모가 많으니 꼭 따로 보관해서 사용하길 바란다.
그나저나... 집에서 라멘을 만들어 먹게 될 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