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속 음식 #1
<마루 밑 아리에티> 역시 개봉 첫날 봤던 것 같다. 기다렸던 건 아니고 그냥 애니메이션은 다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어서, 그리고 마침 시간이 되어서 봤던 것 같은데 그림체가 너무 예뻐서 한번 반하고 아리에티가 너무 좋아서 두 번 반하고 영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세 번 반했던 기억. 지브리표 영화라 그런지 물방울 표현이나 음식 표현이 환상이었는데 오늘 만들어 볼 토스트 역시 이건 꼭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걸 불어넣어준다.
사실 빵 위에 치즈만 올려도 비슷하긴 할 것 같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부풀어 오르는 걸 상상하다 보니 치즈 토스트가 아니라 "웰시 래빗(Welsh Rabbit)"이라는 영국식 토스트가 생각났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 속 토스트가 치즈 토스트든 웰시 래빗이든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외형이 가장 비슷해 보이는 웰시 래빗을 만들어 보겠다.
<웰시 래빗> 만들기 (네모 식빵 2장 분량)
재료 : (네모) 식빵 2장, 버터 15g, 페일 에일이나 스타우트 계열의 맥주 30ml, 머스터드 0.5 스푼, 중력분 밀가루 7.5g (1스푼 약간 모자라게), 체다치즈 70g, 달걀노른자 1개
* 나는 영화와 가장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동그랗고 작은 식빵을 썼다. 이것저것 해보니 에일이나 스타우트 맥주가 아닌 라거 맥주를 써도 상관없었고 맥주 대신 물을 써도 되지만 조금 덜 부풀어 오르긴 한다. 원래 웰시 래빗은 체다치즈로만 만드는 것 같은데 나는 모차렐라 치즈도 좀 섞어주었다.
1) 작은 냄비에 버터를 넣고 약불로 녹인다.
2) 맥주, 머스터드, 밀가루를 넣고 1~2분간 저으며 끓인다.
3) 치즈를 넣고 천천히 저어주다 치즈가 녹으면 불을 끄고 잠시 식혀준다.
4) 치즈가 식으면 달걀노른자를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섞어준다.
5) 고열로 프라이팬을 예열해주고 빵의 양면을 굽는다.
6) 구운 빵 위에 치즈 소스를 골고루 얹어준다. 평평하게 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픈으로 구울 경우 볼록 올라온 부분이 탈 수 있다.
7) (네모 식빵 기준) 에어프라이어에서 200도로 3분간 구워준다. 여러 방법으로 만들어보니 치즈를 적게 올렸다면 3분 정도, 많이 올렸다면 5분 정도 굽는 게 좋았다. 오븐으로 굽는다면 빵 위에 얹은 토핑이 보글보글 올라올 때까지만 구우면 된다.
웰시 래빗은 사실 맥주와 잘 어울리는데 영화 속에서는 허브차와 함께 먹기 때문에 페퍼민트 차를 준비했다.
우유랑도 잘 어울릴 듯. 하긴 뭐랑은 안 어울리겠냐만... 진짜 맛있거든.
이건 네모 식빵에 만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