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 땅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가봅시다.
제가 방문한 곳은 ‘포롱자라이 사원’과 ‘쭝선사’입니다.
포롱자라이 (Po Klong Garai)
•참족이 13세기쯤 세운 힌두교 사원 유적
•‘포롱자라이’는 현명한 왕의 이름
•비와 농경, 물 관리를 잘한 왕이라 신격화됨
•지금도 참족은 의식·제사를 실제로 지냄
붉은 벽돌 탑 = 참파 건축의 상징
“사라진 왕국의 흔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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쭝선사 (Chùa Trùng Sơn)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불교 사찰
•언덕 위에 있어서 판랑 시내 + 바다 조망이 핵심
•화려함보다는 탁 트인 전망과 평온함이 포인트
종교적 의미도 있고,
높은 곳에 위치해 뷰도 좋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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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정리하면,
• 포롱자라이:
과거 · 참파 왕국 · 힌두교 · 역사 유적
• 쭝선사:
현재 · 베트남 불교 · 휴식 · 전망
참파는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서 약 1,600년 동안(2세기~19세기) 번영했던 해상 강국이었습니다. 지금의 베트남 사람들과는 인종도, 언어도, 문화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었죠.
힌두교와 불교의 조화: 초기에는 인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힌두교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포나가르 사원'에 가면 시바 신의 상징인 '링가'를 볼 수 있죠. 그러다 시간이 흐르며 대승 불교가 유입되었고, 나중에는 이슬람교까지 받아들였습니다.
섞였다기보다는 '공존': 두 종교가 짬뽕된 것이 아니라, 힌두교를 기반으로 하되 불교적 요소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참파만의 독특한 종교 예술'을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참파 왕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유는 한마디로 '북쪽에서 내려온 베트남(대월)과의 끈질긴 영토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로마 제국이 서서히 저물듯, 참파도 수백 년에 걸쳐 조금씩 영토를 잃으며 소멸했습니다.
나라가 사라졌다고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닙니다. 참파의 후손들은 지금도 베트남 내 '참족(Cham)'이라는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약 16만 명 정도가 남아 있으며, 그들만의 언어와 전통(도자기 기법 등)을 지키며 살고 있죠.
우리가 나트랑에서 보는 붉은 사원은 이들이 한때 이 땅의 주인이며 찬란한 문명을 가졌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물인 셈입니다.
참파 유적지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붉은색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1. "신에게 바치는 영원한 불꽃" 참파인들은 벽돌을 불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붉은 벽돌은 태양과 생명력을 의미하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붉은색을 통해 자신들의 왕국과 신에 대한 믿음이 영원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2. "접착제가 없는 미스터리" 사원을 자세히 보세요. 벽돌과 벽돌 사이에 시멘트 같은 이음새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연마 기법: 벽돌 표면을 매끄럽게 갈아낸 뒤, 식물성 수지(나무 진액)를 발라 꽉 맞물리게 쌓았습니다.
통째로 굽기: 건물 전체를 쌓아 올린 뒤, 그 주변에 거대한 불을 피워 건물 자체를 가마처럼 통째로 구워버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