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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Aug 26. 2021

#19. 요즘에 나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나이, 40대 기획자 아재의 꿈

얼마 전에 한 비IT회사에 입사를 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나는 퇴사 요청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른 현실에 살짝 빈정이 상한 것도 있지만 현재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돈도 안되는...-_-;;;


내 나이 40대 초.

태어난 게 엊그제같은데 언제 이런 아저씨가 됐는지 알 수가 없다.

아직도 현업에서 기획서를 작성하고 미팅을 다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20,30대가 아님을 절감할 때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가장 쉬운 예로 30대와는 달리 이제는 밤샘 작업이 피곤하다.

아직 밤을 거뜬히 새긴 하지만 다음 날 거울을 보면 "피곤하다."라는 신체의 메시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일단 비IT기업과는 연말, 내년 초에 다시 합류하기로 대표님과 협의를 마쳤다.

내가 구상한 프로젝트의 방향과 그 기업이 생각하고 있는 방향이 서로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표님이 프로젝트 준비팀을 꾸린 후 같이 시작하자는 제안을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메타버스에 올인 중

요즘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실정.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

쉽게 말하면 GTA에서 메인, 서브 퀘스트 등의 시나리오를 뺀 버전이 바로 메타버스의 공간이라 보면 된다.

아바타(캐릭터)의 타입, 퀄리티는 각기 다르겠지만 말이다. 현재 나는 한 영상제작 업체와 함께 메타버스 서비스를 위한 미팅 및 개발에 대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지금은 무료지만 계약이 체결되면 당연히 비용을 받을 예정이다. 무료로 미팅을 해주는 것은 일종의 투자이다. 개인적으로 메타버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접근법은 게임 개발과 비슷하기에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문제는 아이디어의 싸움일테니까.

다행인 점은 제안하는 내용들을 클라이언트들이 모두 "오~ 괜찮은데요."라고 반응한다는 점이다.

( 아직 죽지 않았쓰....-_-+ )



페이스북 등 외국 IC기업들, 메타버스 장기적인 안목으로 집중 투자 발표. 과연 우리는...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성, 가능성은 이미 수 십년 전에 예견됐던 일이다.

린든랩에서 개발했던 <세컨드 라이프>가 그것임에 이견을 달 수 있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지금 대부분의 메타버스들이 따지도 보면 이제야 세컨드 라이프를 구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코로나를 제쳐두고라도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러스의 창궐은 분명해 보이고 비대면 컨텐츠는 더더욱 우리들의 일상에 녹아들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으로 접근을 하지만 곧 게임이 아닌 다양한 기술과 이론이 접목되어야 할 엄청난 산업이 될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비용과 개발기간을 과연 우리는 인내할 수 있느냐는데 있다. 지금 메타버스 열풍도 따지고 보면 이미 2~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한 외국과는 달리 이제야 서둘러 개발을 시작하는 실정이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니 6개월 내에.."가 대부분 기업들의 마인드이다.

시간이 짧다면 구현해 낼 수 있는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한국 유저들의 시각과 마인드는 이미 글로벌화가 됐지만 아직 국내 기업들의 마인드는 "일단 검증이 되고 분위기가 불면 그때부터 만들어도 된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DGB금융, KT도 각각 메타버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당장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2년 뒤, 3년 뒤의 상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초기 모델 만들고 점진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기본적인 토대를 완성도있게 구축해둔다면 2년 뒤 서비스를 시작해도 충분히 유저와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어영부영 특색없는 서비스를 지금부터 할 것인가, 아니면 3년 뒤 독보적인 서비스 기업이 될 것인가는 투자자와 기업 CEO들의 판단이다.



나는 현재 비IT업체 대표에게 플랫폼과 메타버스의 결합체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최소 5년 후를 바라보고 지속적인 투자 하겠다." 비IT기업 CEO와의 미팅


나는 미팅이나 인터뷰(면접)을 보게 되면 장기적인 투자를 이야기한다. 내 연봉을 오래도록 많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연봉이야 상황에 맞게 조율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비전을 멀리 보라는 의미이다.

국내의 많은 서비스 회사, 개발사들이 좋은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큰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다들 잘 알다시피 "미래에 대한 투자"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메타버스가 열풍이라면 죄다 메타버스로, 좀 지나 시들해지면 또 프로젝트를 변경하는 것이 원인이다. 유행과 관심은 끊임없이 바뀐다. 그때 그때 그 분위기에 편승하려고 한다면 힘은 힘대로, 돈은 돈대로 들지만 수익은 그리 좋지 못하다.


유행과 관심은 바뀌지만 절대적으로 바뀌지 않는 것.

그것은 바로 "필요성"이다. 나는 대표들에게 늘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걸 만드는 겁니다."라고 어필한다. 이에 대표님은 "그 생각에 동의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투자해 나가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따지고 보면 이런 것도 다 그 회사가 주력 사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내년부터 개발에 들어갈 플랫폼 사업을 위해 메타버스를 연구할 필요를 느꼈다.

"메타버스 만드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 된 생각이다. 기획자라고는 하지만 내가 모든 IT관련 컨텐츠에 대해 전문적일 수는 없다. 프로그래머라고 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다 아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전반적인 흐름이야 알겠지만 세부적인 상황과 발생될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지금의 경험은 추후 내가 만들 플랫폼에 있어 많은 효율을 가져다 줄 것이고 그것은 곧 연봉의 견고함으로 연결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행히 메타버스 제작업체 대표와 뜻이 맞아 일부 도움을 주고 개발에 참여, 이를 추후 플랫폼에 어떻게 접목할 지 연구해 나갈 생각으로 지금의 연봉을 잠시 내려놓은 것이다. 

말은 이렇게 멋지게 했지만 당장 생활비는...-_-;;;

솔직히 후회는 좀 했다. 그 기간동안 손해보는 금액이 대체 얼마야... ㅋㅋㅋ


2022년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나를 고대하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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