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하는 나
저의 아버지는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 바둑 게임을 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우쿨렐레를 들고 음악을 연습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는 회사원처럼 각자의 자리로 가서 '열심히' 몰두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상하게도 아버지의 바둑은 어째서 그렇게 한가하고 비생산적으로 보일까요? 아마도 연로하셔서 바깥출입이 거의 없어지시고, 그저 집안에 틀어박혀 게임에만 집중하시는 모습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다소 게으르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끔은 등 뒤에서 '에휴, 또 바둑이십니까?' 하는 눈빛을 보내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우쿨렐레를 연습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무언가 '자기 계발' 같고, '예술 활동' 같으며, '열심히 사는 멋진 나' 같지 않습니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막 뿌듯하고, '오늘도 알차게 보냈구나!' 하는 자화자찬이 터져 나오곤 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점은 무엇인지 아십니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둘 다 그저 자신의 시간을 사용해서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바둑이 재미있으시고, 저는 우쿨렐레가 재미있습니다. 결국 '놀이' 아니겠습니까? 누구에게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당장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좋아서 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왜 아버지께는 왠지 모르게 '색안경'을 끼게 되고, 저 자신에게는 '장밋빛 필터'를 씌우게 되는 것일까요? 정말 모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아버지의 바둑은 너무 편안해 보여서일까요? 아니면 제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것은 왠지 '폼'이 나서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휴, 사람이란 원래 그런 것일까요? 타인이 좋아하는 일에는 왠지 모르게 평가하고 싶고, 제가 하는 일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고 싶고 말이죠. 뭐, 덕분에 자기애가 커지는 것일까요?
아무튼, 이제는 아버지께서 바둑을 두시는 것을 보면 '에이, 아버님 또 노시는군!' 대신 '오, 오늘도 아버님은 행복을 찾으셨구나!' 하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저나 아버지나 똑같지 않습니까? 좋으면 최고 아니겠습니까? 각자 좋아하는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