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EXHIBITION
2020년 12. 15. 청년재단 은둔형외톨이 청년지원사업 연간프로젝트 창작전 기획
2020년 청년재단 주관 K2인터내셔널·이아당심리상담센터·리커버리센터·공감인 협력사업
모든 작품의 저작권은 주최한 K2인터내셔널·이아당심리상담센터·리커버리센터·공감인에서 작업에 참여한 청년들에 있습니다. 컨텐츠 기획에 대한 문의는 브런치의 제안하기를 통해 연락주세요!
에술작업이 치유임을 보여주고자 결심한 전시기획
청년재단지원사업의 2020년 연간 프로젝트의 마무리 전시를 기획헤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프로젝트의 주체 4단체와 실제 작업에 참여한 청년당사자인 은둔형외톨이 청년들의 활동, 작업들을 선보이는 자리였지요. 코로나로 인해 변수가 많았고 결국은 2020년 12월 15일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하루만 진행되는 전시가 되었지만 단 하루를 위한 작업 제안을 덥썩 받아들었습니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누적해온 작업물, 은둔형외톨이청년들의 작업을 격려하고 함께해오며 그들의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아당 심리상담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의 의지, 무엇보다도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작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나누려고 하는 은둔형외톨이 당사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업을 직접 큐레이팅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날 것 그대로 전하는 기획의 즐거움
간만에 전체기획을 총괄하는 작업을 하며 신나게 작업하면서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확인하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전체를 상상해보고 각각의 과정들 속에서 조건을 확인하며 융통성을 발휘해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세부적인 그림을 그려나가는 순간순간들이 그 자체로 즐거웠고 뿌듯했습니다.
작품의 작가들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공하지 않고 전달하고 싶었고 그들의 작업 역시 어떠한 편견없이 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되 작품들의 형태와 스타일, 풍겨나오는 특유의 분위기들에 적합하도록 분류하고 배치하고 작업하면서 작품들과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게 되더군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그림을, 영상을, 글을 만들었을지 묻고 상상하며 그리고 그걸 바라보게 될 관람객들의 눈으로 다시 전시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음에 맞는 디자이너와 현장팀, 나의 기획을 충분히 받아주는 단체들 역시도 협업이 주는 괴로움만이 아니라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주었지요.공간의 조건과 상태를 체크하고 뻗어나가는 상상들. 여러차례의 브레인스토밍속에 전체와 세부를 오가며 전체를 관통하는 톤과 매너를 결정하고 디자이너와 머리를 맞대고 디자인을 결정했습니다. 작품들과 공간, 전체 컨텐츠를 끌고나갈 주제와 분위기에 맞춰 컬러와 구성을 결정하고 포스터, 배너, 공간 디자인 및 구성 등 일사천리로 진행해 나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의 전시오픈 그리고 여운을 남긴 관람객들의 뒷모습
박물관의 학예일과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청의 프로젝트 사이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현장설치, 전시, 철거까지 해야하는 당일 새벽 응급실 신세를 졌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진단과 처방을 해야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담당 의사에게 7시전에는 집에 가야한다고 설명하는 나를 어이없는 눈으로 쳐다보던 레지던트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다행히 9시까지 현장에 도착했고 배를 부여잡고 현장상황을 체크하며 설치를 진행할 수 있었죠. 디자이너와 기사님들 그리고 단체의 활동가들까지도 나서서 도와준 덕분에 공간의 특성에 맞게 계단과 진입부부터 공간을 빠르게 세팅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간신히 4시 오프닝 시간에 맞춰 설치를 끝내고, 전시가 시작되었지요.
코로나가 심각해진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많은 이들이 와주었습니다. 자신의 작품 앞에서 자랑스레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즐겁고 유쾌하게 즐기는 모습들을 구석에서 몰래 지켜보며 뿌듯해 했습니다. 의외의 사람들도 찾아주어 감상하고 즐거워해주었지요. 전시 막바지에,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은둔형외톨이청년들의 전시야말로 꼭 필요한 전시라고, 전시 구성도 마음에 든다며 기획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칭찬을 해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너무나 행복하게 전시를 마감하고 철거작업까지 힘을 내 마무리할 수 있었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관람객들.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고 홀로 자신의 작품 앞을 서성이던 어떤 청년. 모든 관람객이 전시장을 떠나고 전시장의 작품들을 철거할 때까지도 그는 자신의 작품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에게 이 전시가 위로이자 격려가 되었기를 바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