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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생의 오늘 Jun 02. 2023

선생님, 저흰 수드라예요.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아침 운동을 했다.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남학생들 뒤로

낙오된 여학생들이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다.


난 그 사이에서

“얘들아, 달리지 않고 뭐 해? 어서 힘내자”고

손을 공중에 휘젓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선생님, 저희는 여기서  수드라예요. ”


수드라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천민 계급을 말한다.


“계층 이동해야지”라고 받아치니,

“불가능이에요 ”란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남자 애들 따라 열심히 시네요”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내리꽂는다.


“운동에 남녀가 어딨냐, 내 목표는 쟤들(운동 에이스 남학생들)이다 ”

나의 패기 넘치는 한 마디에 그걸 들은 녀석들이 엄지 척을 날려준다.


그리곤 팔 굽혀 펴기와 철봉 매달리기를 연이어하니

상체에 힘이 들어오면서 약간 자신감이 생겼다.


내친김에 쉬는 시간에는

우리 반 남학생과 팔씨름을 했다.


결과는 2승 1 무.


“와, 선생님 보기보다 힘세시네요.”

검은 눈동자들이 휘둥그레진다.


코카콜라보다 짜릿한

이 통쾌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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