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아침 운동을 했다.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남학생들 뒤로
낙오된 여학생들이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다.
난 그 사이에서
“얘들아, 달리지 않고 뭐 해? 어서 힘내자”고
손을 공중에 휘젓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선생님, 저희는 여기서 수드라예요. ”
수드라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천민 계급을 말한다.
“계층 이동해야지”라고 받아치니,
“불가능이에요 ”란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남자 애들 따라 열심히 시네요”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내리꽂는다.
“운동에 남녀가 어딨냐, 내 목표는 쟤들(운동 에이스 남학생들)이다 ”
나의 패기 넘치는 한 마디에 그걸 들은 녀석들이 엄지 척을 날려준다.
그리곤 팔 굽혀 펴기와 철봉 매달리기를 연이어하니
상체에 힘이 들어오면서 약간 자신감이 생겼다.
내친김에 쉬는 시간에는
우리 반 남학생과 팔씨름을 했다.
결과는 2승 1 무.
“와, 선생님 보기보다 힘세시네요.”
검은 눈동자들이 휘둥그레진다.
코카콜라보다 짜릿한
이 통쾌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