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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폐관수련인 Mar 07. 2023

나 홀로 세계 속으로 노르웨이(Norwegen)-2

북극권 차가운 백색 땅의 마을 탐방


노르웨이 여행 2일 차 이동 경로
상쾌한 북극권의 아침. 투어리스트 센터까지 이동, 12월의 트롬쇠는 해 뜨는 시간이 2~3시간이었음.

당일 Visit tromso라는 여행 투어 센터에 들러서 당일 예약을 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가게 된 것 같은데, 생각보다 바로바로 일처리를 해줬다.

들어가게 되면, 거기서 컴퓨터로 상품들을 보여주고 가격대 별로 설명을 해준다. 이미 웹사이트에서 찾아보고 왔기 때문에 내가 찾아온 내용과 비교하여 선택했다.


오전 - 사미족 체험, 오후 - 오로라 체이싱

내일 오전 - 배 타고 고래 떼 체험


당장에 사미족 체험 출발 시간까지 10분 정도 남았어서 될까 말까 했었는데, 된다고 해서 기다렸었다.

나름 마음이 급하던 와중에 직원이 실수가 있었는지 결제를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었다.


다행히 지정해 준 위치까지 가서 타긴 했는데, 2시간이나 이동하게 되니까 무언가 잘못된 느낌을 받았었다.

처음에 설명해 준 상품은 센터로부터 30분 위치였는데, 뭐지. 오랜만에 맞아보는 온풍기 바람에 잠만 쏟아지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와중에 도착했다.


아무튼 도착해서 다행이다. 어떻게든 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사실 여행 와서 불편함을 겪었던 건 유심칩을 2일째가 되어도 못 구해서 인터넷이 안되니까 뭐 하려고 하면 일일이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Radasen BLU 호텔 앞에서 이동 버스를 기다리는 여행객들

이 호텔 오슬로, 스타방에르에서도 보고 되게 프랜차이즈 같은데 호텔 앞은 거의 핫플레이스가 따로 없다.

호텔 안에 백곰 장식이 마련되어 있다.

뭐냐 이 북극곰은

버스 안에는 히터가 굉장히 빵빵 틀어져있어서 졸렸다. 좀 더웠었는데, 저 블루라이트는 시원하라고 밸런스 맞춰주는 건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도 나무는 자라고,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렇게 2시간을 이동하며 졸고 또 졸고, 잠만 자다가 도착하게 되었다.

춥지 말라고 불을 떼주었다. 너무 추워서 그냥 불이 안 붙으니까 기름을 뿌려놓은 장작으로 불태웠다.

사미 족 체험이라기에는 별거 없었다. 20만 원씩이나 주고 와서 순록 구경, 밥 주기, 사미 족 역사 공부하기. 순록들과 함께하는 액티비티보다 이들의 전통 옷을 입어 보거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다.


북극권에서 몇천 년 동안 살아온 거 치고는 생각보다 최신식인 시설이다. LED부터 전선들까지, 살짝 시골느낌이 난다.

수도관이 없어서 물탱크 사용하는 것을 보면 돈도 많은 국가가 여기까지 발전은 안되었구나 했었는데, 그렇게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놓는 게 유지비용이나 관리면에서 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연을 위해서 그런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indeer, 북극이 원산지인 순록이다.

이 시기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다 보니 루돌프가 자꾸 상기되었었다. 사료통을 어깨에 얹고 들어가서 밥을 주는 게 체험이었다. 일본의 나라현 사슴 체험을 생각했었는데, 이거는 그냥 사파리에 모여있는 야생동물들에게 직접 가서 사료를 떠먹여 주는 느낌이다. 그렇다. 북극까지 순록 밥 주러 왔다.

그래, 그래도 너네 배 채워주려고 오는 이유가 있었겠지. 귀여운 순록들, 나는 사슴과 동물들만 보면 좀 더 라이트 한 느낌의 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먹이를 주며 순한 애들은 정말 순한데, 덩치 큰 놈들은 깡패가 따로 없다. 이들도 먹이 경쟁이 심하다 보니 밥 주면 뿔로 서로 찌르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산타를 기다리는 루돌프들

저 위에서 기다리는 순록들은 썰매 체험 상품이었다. 이 돈 내고 와서 썰매도 태워주겠지 했는데, 저거는 추가 비용내고 구매해야 된다고 한다. 추가 비용이 6~8만 원이었나 했었다.


가격대가 비싼 거는 둘째 쳐도 양심 어따가 둔 건가 하루 일당 8만 원인데, 그 돈 벌 수 있으면 내가 직접 사람을 끄는 게 더 이득이겠다.


외뿔이 도 있었는데, 뿔리 부러진 건 아니고, 일부러 자른 것 같다.

뿔도 다듬어줘야 한다던데, 이곳 사람들이 따로 자른 것 같은 애들도 보였다.

그래도 아무 가지처럼 뻗은 것도 아니고 일자로 외뿔만 있으니까 귀엽기도 하고, 살짝 억울한 경험이 있는 유니콘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배고프다는데, 밥 줘야지.


밥을 향한 광기 어린 눈알
울타리로 영역을 막아놨지만, 천장이 뚫려 있기 때문에 밤에는 독수리와, 담을 넘어오는 늑대들의 습격이 잦다고 한다.

이 초식 동물들은 수도 월등히 많은데, 옆에서 동료가 잡아 먹히는 걸 그냥 지켜만 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태계는 약속이라도 한 듯 시스템이 되어있다. 근데 얘네가 늑대는 몰라도 1대 1로 독수리와 싸우면 체급으로 이길 수 있지 않나라고 물어보니 그렇게까지 지능이 높지 않고 공격성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당하게 된 한 마리 당의 손해가 크기 때문에 이만저만해서는 식량으로 쓰지는 않고, 밤에 보초를 서 지킨다고 한다.

바닥에 흩뿌려진 사료를 먹는데, 똥도 구별 못하고 먹는 것 같다.
사료를 한 2시간 정도 준 것 같은데, 장갑은 꼭 껴야 된다. 손에서 사료 냄새가 안 사라진다.

스위스 독일어권에서 오신 분이 계셨는데, 자기가 사는 마을도 겨울에는 이런 날씨라고 하셨다. 스위스도 강원도 같은 곳이 있구나 했다.

티백인데, 보성녹차 마이너 레벨 같았었음.
이제 순록 수프 나눠준다고 애피타이저로 빵이랑 커피를 나누어줬다.
이 아재 목소리가 진짜 성우급으로 감미로웠다. 들고 있는 인형은 본인들 친구들을 토템으로 만든 거락
저렇게 손수 만든 제품을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한다고 하는데, 6시간 20만원 투어를 몇명을 받는데 저걸로 생계를 유지한다는건 너무 겸손하신거 아닙니까?

라고 말해도, 저 수제품들은 기본 물가의 3배가 넘는다. 이곳 북유럽은 사람 손을 타면 가격 뻠핑은 기본 2.5배부터 시작한다.


토템은 집 안에서 자유롭게 냅두는 편, 분위기가 좋아서 찍고 싶었음.

자 이제 다시 집으로 가자.

추웠다가 따뜻했다가 체온이 오락가락하니까 잠이 오는 게 당연하다. 또 2시간을 잤다.

도착 포인트 앞 놀이기구, 이거 놀이기구 단어가 갑자기 생각 안 난다. 회전 회오리 전망 기구 같은 거인데, 자세히 보면 움직이는 열려있는 컨베이너 벨트이다.

바람 부는데, 오픈카 타는 느낌이랄까. 가끔 크레인으로 나뭇가지를 정리하거나 전선줄을 작업하시는 직원분들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기구 같아 보였다. 추워 뒤지는데 뚫려있다.

유심칩 사러 가서 만난 트롬쇠 헬창

도대체 무슨 의미를 주려고 저 끈을 당기고 있는 것일까.

크리스마스 시즌이 곳곳에서 느껴질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휴대폰이 안되어서 위치를 스스로 못 봤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어디 있는지 파악했었다.

솔직히 몇 번 가본 곳이라 스스로 찾아갈 수 있지만 ^-^ 내가 가는 곳의 이름은 알아둬야 하기 때문에 보는 거다.

트롬쇠 기념품점인데, 아이스링크 옆에 있다.

사미족이 만든 핸드메이드 물품들, 고래고기, 마그네틱, 의류 등의 특산품들을 판매한다.

가격은 기본 2.99유로부터 시작하는데, 손가락 2마디 정도 크기의 마그네틱을 살 수 있다.

고래고기, 물개고기 섞어 놓은 육포? 갈아만든 소세지?같은 것인데 머리털나고 처음 먹어봤다.

여려서부터 나는 고래를 갈망했다. 바다에서 사는 가장 신비로운 생명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온순함과 모성애는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따뜻하다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정말 맛있었다.

보고 싶어서 왔지만, 너무 맛있었다.

고래들은 무분별하게 사냥하지는 않고, 명을 다해 죽거나 스트레스사 한 생물들을 갈아 만든다고 한다. 뼈체 간 것 같다.

오늘 저녁은 노르웨이 전통 음식인 연어 ^-^
그리고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Mr.LEE 라면이다. 맛은 ASIA noodle 이란 파란 용 들어간 제품과 비슷했다.

라면에 고춧가루가 없다니 이런 추운 곳에서 열을 내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캡사이신이라도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녁 먹고 오로라 체이싱을 떠나러 가는 길에 아이스링크를 발견했다.

저렇게 좁은 장소에서도 트리플 액셀도 하던데, 운동선수인 게 분명하다. 아이스링크장 하나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무지막지하다는데, 이곳은 자연이 이들을 위해 마음껏 연습하라고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럴 때마다 도대체 이런 환경이 아닌 나라에서 금메달을 딴 김 씨는 어떤 삶을 살아온 거지?

또 히터 틀어놨다. 잔다 또 졸리다.
오로라 체이싱하러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원래 체이싱 하면 날씨 안 좋은 날에는 트롬쇠에서 핀란드 국경까지 간다는데, 이 날은 운이 좋게도 날씨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베이스캠프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차를 타고 계속 이동하면 바람 막아주는 천막도 없고, 나눠주는 먹거리도 베이스캠프보다 다양성이 적기 때문에 같은 돈을 내고 비교해 본다면 여기서 진행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노르웨이 내내 운이 좋았는지 오로라를 하루도 빠짐없이 봤다.


베이스캠프 천막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내부에서는 저렇게 캠프파이어 식으로 해준다.
하늘을 계속 바라보는데 천천히 보이는 저 초록색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카메라가 눈보다 더 자세하다. 눈으로는 아주 조금 약한 녹색 빛을 띤 빛의 흐름으로 보인다.

이때다 싶어서 고프로 액션캠을 켜놓고 사진을 계속 찍었다.

나무집 위에 보이는 오로라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카메라 조건은 pro 로 맞춰놓고 진행했다.

<카메라 조건 팁 - 갤럭시>

note20 야간 은하수 촬영 (글쓴이 휴대폰 기준)

Iso 800

셔터 스피드 1초

화이트 밸런스 wb : 3800 - 4000K

수평 mf : (무한대)

타이머 2초

사진이 밝게 나오면

→ Iso를 200, 400으로 내리거나 셔터 스피드 15초로 내림

사진이 어둡게 나오면

→ Iso를 높이자, 단 iso를 높이면 화질이 떨어짐


<고프로>

★ ‘야간 도로’ 촬영하기

1. 카메라 모드: 야간 랩스 모드

2. 셔터: 2초

3. 프로튠(Protune) :

- Color : 고프로

- WB : 3000K

- ISO MAX/MIN : 100

- Sharpness : Low Sharpness


★ 별의 궤적 촬영하기

1. 카메라 모드 : 야간랩스 모드

2. 셔터스피드 : 30초

3. 인터벌(시간간격) : 자동

4. 프로튠(Protune) :

- Color : 플랫

- WB : 기본, 밝을 경우 3000k로 조절

- ISO MAX/MIN : 800, 달이 밝다면 400 또는 200으로 조절

- Sharpness : Medium


★ 라이트 페인팅 촬영하기

1. 카메라 모드 : 야간 랩스 모드

2. 셔터스피드 : 20초 ~ 30초

3. 간격 : 그리는 글자가 많을수록,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길수록 길게 잡는다.

4. 프로툰(Protune) :

- Color : 고프로

- WB : 3000K (숫자가 작을수록 푸른빛, 숫자가 높을수록 붉은빛)

- ISO MAX/MIN : 800 (ISO가 작을수록 노이즈 발생이 적습니다.)

- Sharpness : Medium


위에 것은 유튜버 괴짜 TV를 참조해서 촬영했는데, 야간모드로 찍어도 무방한 것 같다.


점점 선명해진다.

오로라 앱을 통해 KP 지수를 볼 수 있다. 처음에 KP 지수가 높으면 무조건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 알았는데, 북극 위도 기준으로 KP 지수에 맞는 지역에 위치해 있어야 된다고 한다.

KP지수가 3이라면 3에 맞는 위치에 있어야 되며, 굳이 3이 아닌 지역에 있더라도 트롬쇠에서 보는 위치에서나 핀란드에서 보는 위치에서나 둘 다 오로라는 볼 수는 있다는 말이다.


정말 중요한 건 태양풍 밀도와 날씨이다. 태양풍 밀도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데, 구름이 많거나 비 내리면 보기 힘들다 한다. 역시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


베이스 캠프 옆에 호숫가 같은 바닷가가 있었는데, 바 위에 오로라를 바라볼 때 유성이 떨어졌다.


유성을 굉장히 많이 봤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봤을 정도로.

거의 30분마다 한 번씩 떨어지는 유성에 속는 셈 치고 빈 내 소원은 올해 반드시 이루어냈으면 좋겠다.

유성이 떨어질 때 사람의 영혼도 함께 지는 것 같다. 내가 보고 싶은 삼촌도 유성처럼 빠르고 소리 없이 떠나갔지만, 소원을 빌며 마음속에 소중히 남기는 순간처럼, 그저 떠나지 않고 우주 어디에선가 간직되었으면 좋겠다. 간직된 그 에너지는 다음 생에 다시 또 만나겠다.


당신은 이번에는 짧은 생을 살았으니, 다음에는 누구보다 길게 살기를 바란다.


추워서 손이 떨려... 삼각대는 진짜 필수였다.

북극권 오로라 촬영 필수품 - 핫팩, 삼각대, 보조배터리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하였는가?

근데 내가 생각했던 오로라는 이런 FLUX 느낌이 아니라 커튼이 춤을 추는 듯한 것이었는데,

오로라 공주가 강림한 게 아니라 6두품쯤 되는 인물이 찾아온듯한 느낌인가.

그래도 보는 게 어디냐, 어찌 되었든 보게 되어서 기분은 좋다.

눈산과 바가 오로라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여기 앞바다는 Risvika라는 북극해로 이어지는 트롬쇠의 만이다. 근처에 가장 오래된 광산도 있는데, 금이 발굴된다고 한다. 저렇게 작은 민둥산도 금이 나오는구나.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게 된 오로라이다.

옛날사람들 저런 광경을 보고 신에 대해 믿음을 가질만했던 것 같다. 참 경이롭고 신비하다.

오로라 체이싱 - 고프로 야간랩스

분명 고프로로 직접 볼 때는 화질이 명확한데, 컴퓨터로 옮기니까 이상하게도 화질이 떨어진당.

마시멜로도 구워 먹고, 핫초코도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가이드분의 가족과 조상들이 굉장히 오래 트롬쇠에서 거주하고 살아왔다고 한다.

인상 깊었던 건, 본인이 어부, 사냥꾼이었던 조상들보다 이 직업이 가장 돈 벌기 쉽다고 그랬는데, 보통 그런 말은 가장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하는 것 같았다.

영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등 유럽에서 3개 국어는 기본 세트라는 다들 한다고 하지만 쉴 새 없이 정보를 공유하는 이 대화법은 이 사람만 가능한 것 같다.


다음날은 고래 체이싱을 아침 일찍 떠나야 되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서 다음 날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렇게 노르웨이 두 번째 밤을 보냈다.


3줄 요약


1. 북극까지 와서 순록 밥 주기 체험과 사미족에 대해 알아봤다.

2. 오로라와 쏟아지는 유성들을 직접 보니 지구상에 이런 광경을 보고 자라는 사람들이 있구나 했다.

3. 떠나간 사람이 그리워지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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