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속전속결]
올해 30이 된 J사원은 소개팅에 진심이다.
주변 친구들 소개, 부모님 헬스장 지인 딸, 회사 선배 지인 등등 모든 경로를 통해 소개를 받는 친구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자 열정이 있는 그의 모습을 좋은 의미로 나는 존경한다.
퇴근 후 간단한 저녁 회식자리에서 J사원은 넌지시 얘기를 꺼낸다.
J: 선배 이번에 소개팅 어플을 한번 깔아봤는데 완전 다른 세상이에요
Y: 어플? 그게 뭐야?? 듀오 같은 건가?
J: 듀오는 아니고 자기 직장이나, 재산, 집안 이런 걸 서류로 인증하면 배지 같은 걸 주는데 그 배지로 서로 어느 정도 조건검증을 하고 시작하는 거예요 세상에 능력 있고 돈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Y: 너무 별로인 거 같은데 완전 조건 보고 만나는 거라 거부감 있을 거 같은…근데 또 조건 많이 보는 사람들은 괜찮겠다
J: 처음엔 저도 와.. 신기하다 하면서 했는데 이거 오래 하면 결혼 못할 거 같아요
Y: 왜?
J: 사람들이 너무 가벼워요 하루에도 몇 십 명이 소개되니까 한번 만나서 조금 아니다 싶으면 다음사람 만나야겠다 하더라고요 근데 저도 좀 하다 보니까 저도 그렇게 되는 거 같아서 그냥 탈퇴했어요
나이가 찰수록(한국말로 혼기가 찰수록)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확실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진다. 이 시기는 자신들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 속에서 서로의 맞고 다름을 판단하고 관계에 대한 결정을 빠르게 결정 내리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사랑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상대방의 단점은 고쳐줬으면 하는, 자신의 희생은 없으면서 상대방의 희생은 원하게 바뀌는.. J가 말한 어플의 부작용은 이런 게 아닌가 감히 짐작해 보았다
빠른 결정에 익숙해지면 어느새 만남과 헤어짐을 쉽게 하는 가벼운 사람이 되어있다. 그런 와중에 본인을 소개하는 글에는 이런 문장을 남긴다 “가볍지 않고 진지한 만남을 원해요”
'속전속결과 진지함' 얼마나 역설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