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인명사전 100] 나의 친구 NY를 소개합니다
NY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9년 3월 LG전자 호주법인에 입사할 때였으니 벌써 10년 전이다. 당시 LG전자 호주법인은 크게 서비스, 마케팅, 운영지원 부서가 있었고 법인장, 주재원처럼 한국에서 온 사람들과 현지에서 채용된 한국 직원(현채인) 해서 50여 명의 한국인과 250여 명의 호주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나는 서비스 부서였는데 콜센터와 서비스 부품을 판매하는 창고관리 및 외주를 주고 있는 서비스센터 관리 그리고 환불이나 교환 등을 담당하고 있었고 호주 현지인들이 많고 한국인은 몇 명 안되었다. 우린 부서도 달랐지만 NY는 법인내에 유일한 77 동갑이었기에 금세 친구가 되었다.
NY는 IT부서인데 회사 시스템과 전산을 관리하는 업무라서 부서는 5-6명의 한국인 직원들이었고 서로 형,동생 하는 분위기였다. 호주 안에서도 작은 한국 회사 느낌이었고 항상 한국 회사처럼 점심 먹고 믹스커피 먹으며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험담을 전하기도 하는 방송국 같은 역활도 하고 있었다.
또 특히 NY의 별명이 에이스였는데, 직장인의 필수 덕목인 엑셀을 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이 되었다. 인물도 좋고 성격도 유순하고 말도 센스 있게 잘해서 회사에서나 교회에서나 인기많은 스타일이었다.
아파트도 근처에 살아서 아침에 수영장에서 만나 같이 수영하고 한 차로 출근하기도 했다. 나야 외국인 비율이 많은 서비스 부서인지라 5시 퇴근시간이 되면 벌써 4시 50분부터 컴퓨터를 크고 책상 정리를 하고 차 시동을 걸 준비를 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NY는 한국사람이 많은 부서이니 좀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인데 NY 부서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같이 퇴근하기도 했다.
또 아주 더운 날은 퇴근하고 바로 바다로 가서 스노클링을 하기도 했다. 한 번은 오후 5시면 해도 넘어가고 더위가 꺾여야 되는데 호주 햇살이 어찌나 따갑게 내리쬐던지 2시간쯤을 달려 클로벨리(Clovelly) 바다로 풍덩하고 들어가서 해가 질 때까지 놀던 추억이 있다. 아주 몸집도 크고 천천히 수영하는 블루탱을 잡아보겠다고 우유갑을 들고 첨벙 대던 아주 철없던 보호종이라는 것도 모르던 때도 있었다.
내가 잠수사가 되기 위하여 LG 마지막으로 다니던 날도 나의 상사인 주재원 박 부장님이 회사 카드를 맡겨서 NY와 실컷 송별회를 하고 항상 Life is Good을 외치며 행복하게 했던 직장생활을 그만하게 된다는 아쉬움과 NY와 항상 같이 있지 못한다는 맘에 눈에서 뭔가 흐르기도 했었다.
회사 다닐 때만큼은 아니지만 NY와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일주일치 애기들을 다하고 내가 다시 한국에 있는 5년 동안은 한 번은 NY가 울산 우리 집 와서 한 번은 내가 시드니에 와서 만났다. 그사이에 NY는 호주에서 결혼도 하고 나도 한국에서 결혼하였다.
내가 다시 호주 돌아와서 NY사는 동네에 다시 아파트를 구하고 근처에 살게 되니 와이프가 한국 가고 혼자 생일을 맞은 날에는 집으로 초대해서 미역국도 끓여 주고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다른 77 동갑친구들과 함께 만나며 여전히 10년째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15년째 LG에서 근무하고 있는 NY에게 은퇴를 하면 나랑 같이 여행 가이드하면서 재밌게 지내자고 한다. 사람 말을 잘 들어주는 성품이라 누굴 만나도 편하게 해 주고 말도 센스있게 필요한 말만 재미있게 하니 가이드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직 10년이라면 길지도 짧지는 않은 시간 동안 40대 중반의 인생에 그리 힘들지도 쉽지도 않은 매 순간마다 NY는 항상 나의 옆에서 함께 웃고 슬퍼하고 위로하고 축하해주던 친구이다. 날렵하던 턱선도 많이 동그래지고 머리숱도 좀 빠지고 예쁜 애들의 아빠이자 착한 여자의 남편으로 오늘도 열심히 LG를 책임지고 있는 나의 좋은 친구이다. 그래서 시드니 인명사전 100의 첫번째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