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람, 평판, 진정성의 가치를 배웠다.
난 항상 2인자 인 회사에서 일을 했다.
배너형 광고 네트워크 다닐 때에는 아담과 카울리가, 리워드 광고 네트워크 다닐 땐 유니티 애즈가, 그리고 지금 센서타워에서는 앱애니가 한국시장 1등이었다. 언제나 1등을 주시하면서 고객을 빼앗아 올 전략을 짰고 큰 손들과 미팅을 하기 위해 수차례의 팔로업 이메일을 보냈어야 했다.
그래서 난 여전히 1위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가장 부러운 점은 high profile 업체들과의 네트워크이다. 이런 회사에선 가만히 있어도 inbound로 연락이 오고 자연히 네트워킹도 되고 또한 관계의 dynamic도 다를 것 같다. 또 간혹 어떤 1등들은 '갑 같은 을'이기도 하다.
하지만 2인자 자리에서 수년간 일해 오면서 생존하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해봤다. 파티도 열어보고, 세미나도 개최해보고, 검색광고도 해보고, 여러 이메일 캠페인 툴을 사용해보고, 이 사람도 만나보고 저서람도 만나봤다. 그리고 습득한 것들도 많다. 집요함, 뻔뻔함, 끝없는 전략 고민, 읽씹에 무뎌짐, 핑곗거리 만들어 연락하기, 꼴 보기 싫어도 꼴 보기,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해야함을 배웠다. 물론 모든 세일즈맨들도 그렇겠지만 2인자의 위치였기 때문에 더욱더 이런 점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결국에 중요한 것은 사람, 평판, 진정성이란 것도 배웠다.
사람.
10명 두루 아는 것보다 한 명과 절친이 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열 조각의 수박 흰 부분을 먹는 것보다 한 개의 수박 빨간 부분을 먹는 게 더 맛있는 이치와 같다. 절친끼리는 더 깊고 더 가치 있는 내용을 서로 주고받는다. 이런 가치 있는 내용은 어느 정도 친한 사람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것들이다.
평판.
회사는 내 이용가치를 다 써먹으면 버리기 마련이다. 특히 미국 회사는 더욱더 그렇다. 그리고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이다. 회사에서 정치질 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 동료끼리 잘 지내는 것이 지혜로운 처세이다. 이렇게 좁고 말 많은 모바일 업계에서 승진을 위해 정치질 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승진보다 이직을 해서 몸 값을 올리는 것이 현명하다. 당신의 레퍼런스 체크를 당신이 HR에 건네주는 세 사람 에게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진정성.
타고난 사기꾼이 아닌 이상 당신의 진정성은 다른 사람에게 드러난다. 계산적인 사람은 특히나 티가 나더라.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롱텀으로 봤을 때 인간관계가 가져다주는 미덕을 못 경험할 것이다.
1등.
여전히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