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둘, ] 아르헨티나의 길고 긴 22시간의 버스를 달리며
누군가 묻는다.
왜 여행을 떠나느냐고.
나는 나에게 묻는다.
왜 여행을 떠나오느냐고.
여행이 언제나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여행이 언제나 명확한 해답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여행을 떠난다.
정답이 없는 여행을 사랑하고
당연한 것들이 없는 여행을 사랑한다.
정해지지 않은 길을 따라가고
명확한 답이 없는 곳을 찾아가고
수없이 많은 고민과 방황을 이어가고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걸어가기도 하는 여행의 길 위에서
끝없이 걷다 멈춰서는 시간들을 통해
어쩌면 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정답을 그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건 반드시 여행이어야만 할 테니.
그 누구도 당연한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시간이란
넘어지고 헤매어도 기꺼이 웃어넘길 수 있는 시간이란
철저히 세상의 한가운데 서 있는 착각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란
단연코 여행이어야만 한다.
적어도 이 시간, 이 공간에선
우리 모두는 처음이니까.
나는 문득 멈춰 선 낯선 길 위에서
비로소 내 여행의 이유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