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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손 Jul 06. 2017

한국 영화. 웹사이트 좀 만들어라!

시대를 역행하는 수준미달의 한국 영화 웹사이트

90년대 한국 영화는 외화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져 알량한 국내 시장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같은 수작이나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같은 천만 관객 흥행작들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지금은 국내 영화 산업은 명실상부한 거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매체 디자인도 함께 발전하였고 관련 산업도 크게 발전하였다.

한국 영화 포스터 발전에 공헌한 '빛나는'의 작품


그런데 유독 한국 영화의 웹사이트 디자인 수준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을 넘어 부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공식 웹사이트를 만들지도 않거나, 만들어도 리플릿에 있는 정보를 조악하게 풀어놓고 트레일러 몇 개 담은 정도다. 콘텐츠도 부실하고 미적인 면에서도 수준 미달이다.


혹시 영화는 단기적인 상품이라 수준 높은 웹사이트는 비용 낭비가 아닐까?



해외 영화 웹사이트 사례

해외의 경우, 영화 정보를 멋지게 홍보하는 전통적인 프로모션 웹사이트, 영화의 주제와 사용자 참여를 적당히 믹스한 상호작용이 훌륭한 웹사이트 등 다양한 개성의 웹사이트가 존재한다. 아울러 품질도 높다.

백문이불여일견. 좋은 사례 3가지를 소개한다.

(웹사이트가 언제 닫힐지 모르니 이 글을 읽는 보는 시점에는 링크가 막힐 수 있음.)


현재 개봉 중인 '트랜스포머.(http://www.transformersmovie.com/)

영화의 주요 정보를 수준 높은 디자인으로 멋지게 전달하며, 'CallingAllAutobots'이란 메뉴를 클릭하면 면 상황에 따른 범블비의 댄스를 볼 수 있다. 내용 전달을 넘어 즐거운 팬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어서 '레버넌트'.(http://www.200miles.com/)

주인공이 떠나는 복수의 여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1인칭 시점으로 화면이 흘러가거나 곰에게 습격당해 화면이 흔들리기도 하는 등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영화 속 상황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미녀와 야수'.(http://confessyourlove360.com/)

'Confess your love'라는 제목처럼 고백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사용자 참여형 웹사이트다. 아울러 360도 회전하는 화면은 영화의 명장면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한국의 현실

현재 박스오피스 20위권 한국 영화는 '박열', '리얼', '하루', '악녀', '노무현입니다', '대립군' 정도다.

이 중 공식 웹사이트가 존재하는 것은 '대립군' 뿐이다.


대립군.(http://xn--6e0bm9h4pg.kr/)

Umm... mobile first... one source multi-use...

모르겠다. 이 웹사이트의 평가는 디자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듯하다.


한국 영화 웹사이트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필요 없다고 느껴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듯싶다.


아주 오래전, 영화 웹사이트를 아주 잘 만들던 회사가 이런 인터뷰를 한 것을 본 적은 있다.

"영화 웹사이트는 참 애정이 가요. 그런데 점점 단가가 내려가더니 이제 더 이상 맡을 수 없는 수준이에요. 영화 웹사이트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되어서 너무 아쉬워요."



영화 웹사이트는 필요한 것일까?

영화 흥행에 있어 웹사이트가 중요한 요인이냐고 묻는 다면 나도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흥행은 영화의 재미와 배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웹사이트를 영화 흥행과 결부 지어 필요성을 묻는다면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


내 생각에 영화 웹사이트의 가장 큰 의미는 팬 서비스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웹이라는 매체를 통해 영화의 주제를 다른 각도에서 체험할 수도 있고, 멋진 비주얼에 마음이 설렐 수도 있고, 즐거운 상호작용을 통해 추억을 얻어 갈 수도 있다.


이러한 성격이기에 모든 영화가 웹사이트를 잘 만들 필요도 없다. 해외에서도 제대로 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소수의 사례다. 하지만 적어도 0건은 아니다.

언제나 가장 무섭고 황당한 숫자는 '0'이다. 한국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즐거운 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가 단 한편도 없다. 이건 한 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어떤 면에서 영화팬을 빙다리 핫바지로 보는 마음이 투영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한 웹사이트를 이렇게 철저히 외면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영화 웹사이트가 있다면 기꺼이 재밌게 구경해 줄 나 같은 소비자가 미미하지만 존재는 한다. 미미하다고 했지만 막상 만들고 나면 방문자수가 그렇게 적지도 않을 것이다. 이들이 영화를 다른 방식으로 체험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얻어 간다면 그 자체도 꽤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영화 산업을 키워준 건 결국 돈 내는 관람객이다. 그런 관람객이 즐거운 팬서비스 한 번 누려보고 싶은 것이 그렇게 큰 욕심일까? 난 좀 누려보고 싶다.


사실, 우리가 영화 웹사이트를 구경하는 재미를 못 누려 본 것은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영화 웹사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수준이었다. 그런 만큼 영화 웹사이트는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디자이너란 직업을 떠나 한 명의 관람객으로서 즐길만했다.

야~! 야~~~이 개 좌식 드롸아~~~!


알콩달콩한 분위기가 잘 뭍어난 팝업북


현실감이 느껴지는 항공 사진


지금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취화선' 웹사이트는 정말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칸영화제 영화 웹사이트 부분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였다.

'괴물'의 투박한 비주얼은 마치 한편의 웹아트 같았다.


먼 옛날, 찬란했던 한국 영화 웹사이트들을 추억하며...

한국 영화 웹사이트의 황금기가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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