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華城)에서 슈퍼 다이아몬드
캐는 법1

6화:007 돈가방

by 김정걸

그때였다.

갑자기 후방에서 벼락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두 꼼짝 마!”

놀라움과 부러운 시선으로 다이아몬드의 크기를 가늠해 보던 유진은 난데없는 고함에 이번에는 또 뭐야 하는 시선으로 소리 나는 쪽을 홱 돌아보았다. 20여 미터 떨어진 성벽 밑에서 한 괴한이 손전등을 비추며 쏜살같이 뛰어오고 있었다. 갈색 트렌치코트를 걸친 건장한 사내였다.

“다이아몬드를 불법 제조한 너희들을 모두 체포한다!”

강렬한 불빛 때문에 유진은 고함을 지르는 괴한의 얼굴을 금방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불빛 사이로 드러난 시커먼 권총을 목격했다. 형제 중에서 제일 먼저 괴한의 정체를 알아본 백랑은 기겁했다.

“헌터 그 새끼다! 튀어!”

백랑의 경고와 동시에 세 형제는 충전이 제대로 안 되어서 그런지 레이저를 사용할 생각도 못 하고 일단 신속하게 사방으로 흩어져 줄행랑을 쳤다. 순간 헌터라고 불린 괴한은 누구를 쫓아야 몰라 잠깐 멈칫하더니 곧 백랑을 향해 권총을 발포했다.

“탕탕!”

두 발의 날카로운 총성이 적막한 숲 속을 크게 울렸다. 하지만 그의 사격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젠장,”

헌터는 인상을 팍 쓰며 다시 발포했지만, 여전히 백랑을 맞추지 못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헌터는 백랑에게 아예 무차별 난사를 퍼부었다. 하지만 백랑은 앗! 뜨거워라 하면서 능선 너머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헌터도 한 놈만 집중적으로 팬다는 심산인지 총질하면서 집요하게 백랑의 꽁무니에 따라붙었다.

그들의 뒷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던 유진은 뒤늦게 헌터의 정체를 떠올린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앗, 저 사람! 며칠 전에 내게 다이아몬드를 맡긴 젊은 사내를 총으로 쏘아 죽였던 그놈이잖아! 그런데 대체 무슨 일이길래 또 난리지?”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는 헌터의 뒷모습과 부리나케 도망치는 형제들을 쏘아보며 중얼거리던 유진은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손바닥을 쳤다.

“참! 저것들이 돈가방을 안 챙겼지!”

획기적인 사실을 떠올린 유진은 누가 그 007 가방을 채갈세라 황급히 그곳으로 뛰어갔다. 전방 20미터 앞 길바닥에 007 가방이 다행스럽게도 방치되어 있었다. 이제 저 돈은 내 것이라는 생각에 유진은 가슴이 설렜다.

그때 누가 그쪽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났다. 그는 헌터가 다시 돌아왔나 싶어 얼른 앞에 있던 소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

그곳에 나타난 사람은 아리따운 젊은 여자였다. 30대 초반으로 단발머리 쇼트커트를 한 젊은 여자는 늘씬한 몸매를 가진 미인이었다. 그녀는 분홍빛 티에 자줏빛 긴치마를 입고 있어서 마치 한 가지 색깔의 긴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체 저 여자는 누구야?”

그가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 의아하게 여기고 있을 때 젊은 여자 지우는 중년 남자의 뼛가루가 수북이 쌓여있는 곳으로 다가가더니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잠시 후 묵념을 끝낸 지우는 한숨을 내리 쉬더니 땅바닥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 돈다발을 007 가방에 쓸어 담기 시작했다. 그가 내심 우려했던 행동을 지우가 감행하자 깜짝 놀란 유진은 그녀를 제지하려고 뛰쳐나가다 멈칫했다.

“그런데 내가 무슨 핑계로 돈을 뺏어오지?”

딱히 좋은 핑계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가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에, 지우는 돈다발을 007 가방에 다 쓸어 담고는 서둘러 그곳을 떠나버렸다. 어어, 하는 사이에 유진은 졸지에 닭 쫓던 개 꼴이 되고 말았다. 시야에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황당한 듯 잠시 바라보던 그의 눈에서 홀연히 광기가 번쩍했다

"내 인생의 대박을 훔친 저 여자를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미친놈처럼 고함을 치던 유진은 살기 어린 시선으로 땅바닥을 훑었다.

“……!”

그의 눈에 마침 땅바닥을 굴러다니고 있던 주먹만 한 짱돌 하나가 들어왔다. 유진은 주저 없이 그것을 집어 들고 급히 지우의 뒤를 쏜살같이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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