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여름비가 되어버린 여자
후두둑
창문을
두드리던 여름비는
PC모니터에 퀭해진
여자의 놀란 눈에 내린다
왠지 소리가 좋아
왠지 색깔이 좋아
왠지 냄새가 좋아
가만히 비를 바라보는
여자의 마음에
추억비가 내리고
비 구경 갈까요
총총걸음
밖으로 뛰쳐나가는 여자
흔한 여름비에도
감동하는 중년
아직 소녀다.
보랏빛 우산을 펼쳐들고
추억의 오솔길을 걷던
소녀가 비로 변신했다.
아,
소금빛 토끼풀 꽃잎사이로
발자국들만
잔망스럽게 남기고
사방 천지
어느 빗줄기가
그녀인가
여자는 처음부터 여름비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