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늦깎이 시인이야

8회:어느 별의 죽음

by 김정걸

그놈이다!


자다가 손등과 발목이 미치도록 가려워

벅벅 굵다가 얼른 불을 켰다


피 빨아먹고 침대 옆벽에 달라붙어

태연히 쉬고 있는 시커먼 모기 한 마리


신문을 돌돌 말아

사정없이 날린 분노의 일격


순식간에 형체는 사라지고

하얀 벽에 그어진 붉은 생체기


아, 벽이 더러워졌어

아내의 핀잔


티슈에 물을 묻혀 열심히 닦자

티 하나 없이 깨끗해진 벽지


그때 창문 너머 파란 우주에서 떨어지는 작은 별 하나

모기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만


새벽에 은밀하게 이루어진 완전범죄를

감추기 위해 난 서둘러 불을 끄다


그리고 다시 편히 잠들다.

우주 하나를 망가트려 놓고는

별똥집.png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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