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華城)에서 슈퍼 다이아몬드를 캐는 법1

30화: 그리움에 모든 것을 버렸다.

by 김정걸

30분 후 유진은 수성 시의 모 대학 병원 응급실에 허겁지겁 들어섰다. 그는 야간 당직 의사로부터 가희가 번개탄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가희는 응급실에서 산소마스크를 끼고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그녀가 쉽게 깨어나지 않자 응급실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그는 자정 무렵에 잠시 귀가했었다.

6월 3일 다음 날 아침 유진은 병원으로부터 가희가 다행스럽게도 의식이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유진은 오전에 있던 검도 수업을 대충 마치고 가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일반실에서 팔에 링거를 꽂고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가희의 모습을 보고 유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걱정이 가득한 유진의 목소리를 듣고 가희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돌렸다.

“당신이 여길 어떻게 왔어?”

“자기가 내 이름을 ‘서방님’이 라고 1순위로 저장해 두었으니, 나한테 연락이 왔지.”

유진은 착잡한 표정으로 애써 웃었다. 그녀도 따라서 힘없이 피식 웃는다.

“후, 한때는 당신이 내 희망이었으니까.”

“이제는 아니라는 뜻이야?”

“응.”

단 한 마디였지만 너무나 솔직해서 뼈를 때리는 대답이었다.

“그래서 지난번에 야반도주한 거야?

“당신에게 올인하는 내가 싫어서.”

“내가 싫은 것이 아니고?”

“유진 씨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았어.”

“당신은 당신 목숨을 소중히 여기기 않지?”

“난 희망이 없으니까.”

가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려 야윈 뺨을 물들였다.

“우리 둘이 힘을 합쳤으면 진작에 다 헤쳐 나갈 수 있는 일들이었어.”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당신에게 무슨 희망이 있어?”

“가희 당신은 여전히 너무 비관적이야.”

“천성이 그렇게 태어났는데 난들 어쩌겠어.”

모든 것을 포기하듯 가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유진은 가희가 지금 심각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것을 근본적으로 치료받지 않은 채 그냥 퇴원하면 또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가희의 마음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유진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가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진한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다.

그때 그의 뇌리에 번개처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뭐, 저 여자가 슈퍼 다이아몬드를 만지게 해 달라고요?”

지우는 유진이 가희라는 초췌 하지만 예쁘게 생긴 젊은 여자를 달고 와서는 대뜸 슈퍼 다이아몬드를 만지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참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 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이야.”

“큰 도움?”

지우가 시큰둥하게 되묻었지만 유진은 실망하지 않고 지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가희는 지금 정신적으로 너무 쇠약해져 있어. 그런 그녀를 제국의 슈퍼 다이아몬드가 강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아. 나처럼 말이야.”

유진의 목소리는 확신과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지우는 뜻밖에 고개를 살랑살랑 저었다.

“하지만 그건 곤란해.”

지우의 대답에 유진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곤란하다고?”

“응. 슈퍼 다이아몬드는 이제 겨우 제 자리로 돌아왔어. 두 번 다시 외부인의 눈에 띄면 안 돼.”

“제국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것은 나도 이해해. 하지만 나를 믿고 어떻게 좀 안될까?”

유진은 체면 차리지 않고 지우에게 통사정했다.

“……!”

“가희에게는 지금 절대적으로 희망이 필요해.”

유진이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로 요청하자, 지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결정하기가 어렵지만 오빠들이 알면 절대 허락을 안 할 거야.”

그녀는 괜히 오빠들을 팔았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가희가 슈퍼 다이아몬드의 신묘한 힘으로 정신적인 건강을 되찾고 유진과 재결합하는 것이 왠지 싫었다. 지우의 눈에 가희는 좀 지쳐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런 가희가 정신마저 건강해진다면 그녀의 톡톡 튀는 매력이 유진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 분명했다.

(저 두 사람이 잘되면 절대 안 돼!)

가슴속 깊은 곳에서 고약한 질투가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었다. 전에 없었던 이상한 질투심이었다.

그때 곁에서 두 사람 간의 실랑이를 줄곧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가희가 자존심이 매우 상한 듯 지우에게 쏘아붙였다.

“알았어! 그깟 다이아몬드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유세를 부려!”

“뭐? 유세라고?”

지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쏘아보자, 가희는 얼른 유진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만 가!”

“안돼, 가희야, 넌 지금 슈퍼 다이아몬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난 그까짓 것 필요 없어! 그만 가자고!”

가희는 여전히 미련이 남아 주춤거리는 유진의 손을 사납게 잡아끌고 쌩하게 편전을 빠져나가 버렸다.

“……!”

그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우의 가슴에 다시 강렬한 질투의 감정이 폭발했다.

(저 여자에게 유진 씨를 절대 빼앗길 수 없어!)

그의 곁에는 여우 같은 가희가 아니라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가슴속에서 불꽃처럼 불타올라왔다. 한번 타오른 그 이상한 불길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방금 헤어졌던 유진이 갑자기 몇 년 동안이나 못 본 사람처럼 미치도록 보고 싶어졌다.

“그 사람 얼굴을 안 보면 정말 죽을 것 같아! 대체 내가 왜 이러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내면에서 뭔가 낯선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지우는 그것이 한동안 슈퍼 다이아몬드가 도난당했을 때 자기의 신성(神性)이 사라지면서 생긴 인간화의 후유증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인간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유진의 키스가 결정적으로 자신의 내면에 이상한 감정을 뿌려놓은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만큼 유진의 키스는 보기와는 강렬하고 뜨거웠었다. 슈퍼 다이아몬드를 회수하면서 그녀의 눈동자는 원래대로 투명한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그 감정의 찌꺼기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원인을 파악한 지우는 그날부터 그 찌꺼기를 털어내기 위해서 명상에 들어갔다. 뼈를 깎는 수행을 했지만 하지만 그것들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화되면서 그녀를 괴롭혔다. 심지어는 지우는 꿈 속에서 유진과 진한 사랑을 나누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꿈에서 깨어나면 더욱더 유진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유진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지우는 슈퍼 다이아몬드의 빛이 팔달산을 지배하는 한 절대로 자기 마음대로 팔달산을 벗어날 수 없었다.

“아, 잔인한 나의 숙명,”

지우가 자신의 숙명적인 한계를 느끼자 유진에 대한 그녀의 갈망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강렬해졌다. 그 탓에 그녀의 얼굴은 며칠 사이에 빠르게 초췌해졌다.

“좋아, 이렇게 괴롭게 사느니 차라리 그것에 푹 빠져보자. 후회가 없게 말이야!”

마침내 지우는 유진에게 달려가기로 결단을 내렸다. 결단을 내리자 팔달산을 벗어날 묘수도 떠올라왔다.

방법은 간단했다. 자신이 슈퍼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시내로 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날 밤 지우는 슈퍼 다이아몬드를 백팩에 담은 후 그것을 등에 지고 오빠들 몰래 살그머니 행궁을 빠져나왔다.

지우는 혹시 오빠들이 눈치채고 쫓아올까 봐 숨이 턱에 닿도록 유진이 살고 있는 시내를 향해 무작정 달려갔다. 그러나 막상 지우는 어디로 가야 유진을 만날 수 있을지 막막했다.

“……!”

그때 저 멀리 하늘 위에서 검은 새 떼 같은 것이 먹구름처럼 시내를 향해 몰려가는 것이 지우의 눈에 띄었다. 그것은 한눈에 보아도 흡혈박쥐 떼가 분명했다. 지우가 슈퍼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시내로 들어서자마자 흡혈박쥐 떼도 이때다 싶어 다시 출몰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노려보던 지우는 곧 그것을 외면하고 말았다.

“저놈들은 사람들이 잘 알아서 막겠지.”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흡혈박쥐는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 유진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다. 그녀는 한동안 드넓은 수성(水城) 시내 한복판을 정처 없이 헤매고 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은지 어느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서 4대 천왕을 서둘러 불러냈다.

지우 앞에 나타난 4대 천왕들은 사방을 둘러보고는 자신들이 화성행궁에서 이탈한 것을 알아채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렇게 놀라지만 말고 지금 유진 씨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빨리 찾아봐 줘.”

지우가 간곡하게 요청하자 광목천왕은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그 사람을 찾아달라고요? 그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닌데……”

“너희들의 주인인 내가 원하는 일이야. 설마 외면하지는 않겠지?”

지우가 예쁜 눈을 깜빡이며 가련한 표정으로 사정하자, 광목천왕도 딱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는 곧바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수성(水城) 시내를 예리한 시선으로 훑어보며 유진의 거처를 추적했다.

“흠, 세류동에 자취방을 얻었군.”

이윽고 유진의 새 거주지를 귀신처럼 알아낸 광목천왕은 잠시 후 지우를 그곳에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연인의 문 앞에 서자 의외로 주춤했다. 막상 그를 부르려니 도저히 용기가 안 나는 모양이었다. 30분을 서성인 후 그녀는 심호흡하고 조심스럽게 노크했다. 마치 유진의 가슴에 대고 하는 듯이 말이다.

노크 소리는 깊은 밤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크게 들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벌써 잠이 들었나?”

지우는 귀를 쫑긋 세우고 안의 동정을 살폈다. 방 안에서 여전히 인기척이 없자 실망한 지우가 그만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방문이 삐걱하고 열렸다. 그리고 유진이 파란색 잠옷을 걸치고 졸린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막 잠자리에 들려고 했던 모양새였다.

“어?”

반쯤 감겨있던 유진의 두 눈이 문 앞에 서 있는 지우를 알아보고는 번쩍 떠졌다.

“지우? 당신이 이 시각에 웬일이야?”

순식간에 유진의 목소리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빨리 그의 표정은 싸늘하게 변했다. 까닭 없는 그리움에 단숨에 달려왔던 지우는 유진의 떨떠름한 반응이 매우 서운했다.

“다름 아니라……”

“뭔데?”

유진은 지우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너무 담담한 그의 시선은 지우에게는 큰 고통이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원래 생각하지도 않았던 말이 그녀의 입에서 저절로 툭 튀어나와 버렸다.

“가희 씨를 도와주려고.”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뭐? 가희를 도와준다고?”

그녀의 깊은 속내를 알 리 없는 유진의 얼굴에 반색하는 빛이 살짝 지나갔다.

“응. 그래서 슈퍼 다이아몬드도 가지고 왔어. 이렇게,”

지우는 자신이 메고 있던 백팩을 그가 잘 볼 수 있도록 들이밀었다. 굳이 백팩 속의 내용물을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유진의 얼굴은 훤하게 밝아져 있었다. 하지만 유진도 자신의 속내를 들키고 싶지 않은지 짐짓 심드렁한 척했다.

“그런데 왜?”

“굳이 짓궂게 그 이유를 꼭 물어야겠어?”

지우가 새침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제야 유진은 못 이기는 척 슬그머니 그녀의 손을 잡고는 방으로 이끌었다.

“……!”

지우는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방안의 살림살이를 휙 둘러보았다. 유진의 자취방은 생각보다 청결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특히나 혼자 사는 남자의 방에 흔히 있을 법한 다른 여자의 흔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지우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진은 지우를 벽 쪽에 붙어있는 소파에 앉히고는 거실 겸 부엌의 싱크대에서 컵라면을 꺼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저녁밥 안 먹었지? 라면 어때?”

그녀는 저녁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낯선 공간에서 두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앉아 있는 어색함을 덜기 위해서 얼른 고개를 끄덕이었다. 유진은 컵라면에 부을 물을 커피포트에 끓이면서 그녀를 돌아보았다.

“가희 때문에 지우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나 봐. 얼굴이 많이 상했어.”

“정말 그렇게 보여?”

그에게 되묻는 지우의 두 눈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 당신 때문이라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지우는 천성이 너무 착해.”

“가희 씨에게는 별일 없는 거지?”

“응. 지금까지는.”

“그래? 유진 씨의 몸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그 여자에게 내주었나 봐?”

지우는 매우 궁금한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는 무심한 척 슬쩍 유진을 떠보았다.

“아니.”

유진이 담담하게 대답하자 지우는 짐짓 매우 뜻밖이라는 듯 큰 소리로 되물었다.

“예전에 내게는 서슴없이 내주었잖아?”

“그때와는 상황이 아주 다르지. 이제는 나도 살아야 하니까.”

유진의 건조한 대꾸에 지우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의 말속에서 지금 가희는 유진에게 지우만큼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간파하고는 지우는 금방 여우같이 방긋 웃었다.

“어쨌든 정말 고마웠어. 그런 의미에서 이 슈퍼 다이아몬드를 유진 씨에게 맡겨둘게.”

지우가 느닷없이 슈퍼 다이아몬드가 든 백팩을 자신에게 내밀자, 유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게 맡겨둔다고?”

“응.”

지우는 짧지만 격정적으로 대답했다. 슈퍼 다이아몬드를 건네받은 유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고마워. 내일 이것으로 가희를 치료해 주자.”

지우는 유진이 자신을 향해 밝게 웃어 주는 것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이 정말 행복했다. 그녀에게 슈퍼 다이아몬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유진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지우가 컵라면을 후루룩 다 먹고 나자 이런 말까지 쏟아냈다.

“밤이 너무 늦었어. 지우만 괜찮다면 여기서 자고 가도 돼.”

그의 파격적이고 따뜻한 제안에 지우는 눈물이 핑 도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유진은 지우의 눈에 물기가 어리자, 본인이 더 민망한지 얼른 침대에 있던 베개와 홑이불을 집어 들고는 침대 옆 바닥에 놓았다. 그러고는 장롱에서 새로운 이불과 베개를 꺼내어 침대에 깔아주고는 쑥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오늘은 침대에서 자. 귀한 손님을 방바닥에 재울 수는 없으니까.”

유진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지우는 이제 자신이 그의 마음을 다 차지했다고 확신했다.

지우가 깊이 잠든 밤

유진은 백팩에서 슈퍼 다이아몬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팔을 괴고 그것이 내뿜는 광채를 밤새도록 감상했다.

(물어나면 다가온다더니 내게도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유진은 감개무량했다. 그의 눈가가 어느새 축축해졌다. 밤새 들뜬 마음으로 슈퍼 다이아몬드를 감상하던 유진은 벌떡 일어나 휴대폰 카메라로 슈퍼 다이아몬드를 여러 각도에서 찍기 시작했다.


“이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다음 날 아침 슈퍼 다이아몬드를 챙겨서 부랴부랴 가희가 입원하고 있던 병실로 찾아갔던 유진과 지우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가희가 말도 없이 퇴원하고 또 어디로 종적을 감춰버린 탓이었다. 찬 바람 도는 텅 빈 침상을 보고 유진은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내게 말 한마디 없이 사라져 버리다니……내가 그토록 부담스러웠나?”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녀 스스로 자립하고 싶은 거겠지요.”

“그러면 오죽 좋으련만……”

유진은 지우의 위로에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했다.

지우는 그녀의 연적(戀敵)이었던 가희가 스스로 떠나가 버려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자신도 더 이상 유진의 곁에 붙어있을 핑계가 사라진 탓에 매우 곤혹스러웠다. 어떤 이유라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이전 29화화성(華城)에서 슈퍼 다이아몬드   캐는 법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