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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 Oct 26. 2022

똑똑한 듯 아닌 코짱

가끔은 코짱이가 천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코짱이는 천재일까, 아니면 그냥 영악한걸까?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코짱이와 초코는 다르다.

초코는 움직이는 장난감을 보면 사냥놀이를 하는데, 코짱이는 장난감이 아닌 집사의 손을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감히 나를 놀려?' 하는 표정으로 집사를 쳐다만 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코짱이는 단어의 뜻도 정확히 아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가 있다.

움직임이 둔한 코짱이도 이 단어 하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민첩한 냥이가 되는, 잠자는 코짱이를 깨우는 마법의 단어.


"간식"


'간식'이라는 말에 아무리 불러도 털끝하나 보이지 않던 코짱이가 어느센가 내 옆에 와 있다.

밖이든 집 안 어디든, 이 말 하나면 어디선가 나타난다. 동에번쩍 서에번쩍! 홍길동처럼 

그래서 간식비가 만만치 않다.


요즘은 코짱이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는지 잔꾀까지 부린다.


집돌이 코짱이는 정해진 사료 양을 다 먹으면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

반면 초코는 반야생이라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밥을 먹이고, 다시 나가서 밤에 들어오면 캔을 준다.


그 모습을 여러번 본 코짱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코짱이도 초코처럼 밖에 나가고 싶다고 문 열어달라며 아우성이다.

움직임이 없는 코짱이가 나가고 싶다고 하니, 집사 입장에선 기특하단 생각에 문을 열어줬다.

그런데 몇 분도 안 되서 집으로 돌아온 코짱이는 야옹야옹 울면서 들어온다. 무언가를 달라는 눈빛으로. 


어떤 날은 아무리 불러도 집으로 들어오지 않고 마당 끝에 가만히 앉아 나를 쳐다만 보고 있다.

설마... 그 단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건 아니겠지? 

코짱이와 대치하다 지친 나는 결국 "코짱아, 간식!"을 외친다. 역시나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총알같이 달려온다.


하... 똑똑한걸까, 영악한걸까?


어떻게 고쳐야 될지 모르겠다. 매를 들어야 할까?



ps: 코짱아 초코한테 이상한 거 배우지마!






간식을 기다리는 코짱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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