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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 Nov 28. 2022

산책냥이 될 수 있을까?

산책 잘하는 댕댕이가 부러워



'나도 우리 집 냥이와 산책 나가고 싶다...'


큰 마음을 먹고 하네스를 샀다. 이쁜 걸로 두 개.


첫 번째 하네스 주인은 말 잘 듣는 우리 코짱이.

하네스 채우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하네스를 채운 이후부터였다.

갑자기 바닥에 완전히 엎드린 코짱이. 아무리 불러도 미동조차 없다. 끌어봤지만 끝까지 버틴다.

일명 굳히기! 일단은 포기...


두 번째 하네스 주인은 까다로운 초코.

역시나 초코는 하네스 채우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마디로 '지랄발광'

심지어 겨우 채웠는데 스스로 금방 풀어버린다. 재주도 좋은 녀석. 그 뒤로는 내 옆에 오지도 않는다.


하네스를 채우고 평화롭게 산책 나가는 아름다운 상상은 그냥 상상이 되었다.

하네스는 결국 무용지물. 정말 내 마음 같지 않다.


하네스는 다른 주인을 찾아봐야겠다. 힝!


초코는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집 안에 있을 때는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잠자고 밥 먹을 때 빼곤.

자기 할 일을 다 마치면 곧바로 창문에 붙어서 문 열어달라고 한참을 울어댄다.

밖에 우리가 모르는 초코 남친이 있는 것일까?


집이 시골이라 나랑 와이프는 산책을 자주 나간다. 특히 밥 먹고 배부를 때.

동네 한 바퀴 돌면 2km 정도 된다. 식후 산책하기 딱 좋은 거리다.


우리가 산책 준비를 하고 밖에 나가면

어디서 지켜보고 있었는지 밖에 돌아다니던 초코가 귀신같이 눈앞에 나타나서 앞장서기 시작한다.


의도치 않게 초코와 함께하는 산책.

우리의 걸음에 맞춰 초코의 걸음도 빨라진다.

하지만 집사와 함께 있어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초코.

초코는 우리와 일정 거리를 둔 채 가까이 오진 않는다. 불러도 옆에 오지 않는다.


초코가 같이 따라와 줘서 좋긴 한데

차가 다니는 큰 도로까지 따라오다 혹시나 사고가 날까 봐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 근처에 다다르니 초코는 다시 사라져 버렸다.


이럴 때마다 산책냥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만의 욕심일까?



ps:  나랑 산책가자 제발~!





 

밖에서 딱걸린 초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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