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장기를 만나게 된 이야기

요란하지 않게 오래가는 취미 하나, 일본장기(쇼기)

by 미스터쇼기

언제부터였을까. '이제 좀 진득하게 취미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40이 되니 그렇게나 재미있던 컴퓨터 게임도 재미가 없다. 허무함이 밀려왔다. 그렇게 공허함을 느끼다가 미니멀리즘을 접하였고, 누구든지 집에 하나씩 가지고 있을 법한 데스크톱을 버렸다.(아! 참고로 노트북 역할을 하는 서피스 있어서 버린 거다)


미니멀리즘. 선택과 집중을 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마치 식단관리처럼 물건을 계속 버리고 비우고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집중하는 개념이다. 데스크톱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물건을 버리고 당근으로 나누고 팔면서 정신이 맑아졌다. 미니멀리즘에 심취한 걸까? 또 미니멀리즘 책을 여러 권 읽으며 깊이 빠져들었다. 이 세상으로부터 빌리지 않은 것이 없음을 깨닫고, 모든 근심은 집착과 소유욕에서 비롯됨을 깨닫고... 공허하고 허무하고... 불교...... 공부해 볼까.....

그러다가 일본의 '와비-사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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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는 미니멀리즘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이건 일본의 옛날부터 내려오는 어떤... 종교 같은 사상이자 예술적 미의 한 분야로 이해하고 있다.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라 압축되게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는데, 미니멀리즘처럼 집착하지 않는 점은 같지만, 완전하지 않고 부족해도 괜찮다고 하는 점에서 미니멀리즘보다 따뜻한 느낌이 든다. 조용한 산속의 나무로 된 일본 신사, 조용하게 이끼가 끼인 돌.....

그러다가 일본의 '장기'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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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딴 식의 빌드업이냐 싶지만 사실이다. 나도 일본에 장기가 따로 있는 줄 몰랐다. 그리고 그런 장기가 이렇게나 한국장기와 다를 줄도 몰랐다. 보통은 바다 건너가니까, 어련히 비슷하겠지 싶으니까 말이다. 일본장기를 보고 있으면 일단 촉감적으로 좋았다. 나무말에 멋들어진 한자가 붓으로 휘갈기듯 써져 있다. 또 나무말을 잘 두면 '탁'하는 찰진 소리가 난다. 나는 그 소리가 좋다.


그래! 나 이거 취미로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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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더럽게 어렵다. 규칙도 이상하다. 그래도 공부하면 되지 않겠나 싶은데, 한국에는 자료가 거의 없다. 인터넷에 자료도 거의 없다. 유튜브도 거의 없다. 학원도 없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만나기 힘들다. 뭐야 이거....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초보자가 감히 책을 쓴다고?

역발상을 해보았다.

1. 내가 초보 자니까 초보자의 입장에서 초보자의 언어로 쓸 수 있다.

2. 책을 쓰면서 분명 나는 강제 공부를 하게 되니 실력이 향상되어 있을 것이다.

3. 무엇보다 한국에 일본장기 책이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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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목표를 현실적으로 잡았다.


"입문서를 읽는 사람은 비유하자면 '입구로 들어온 사람'이다. 즉, 일본장기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고 배우려는 초보자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여기는 일본장기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 한국에서 필요한 건 소개서다!"


관심부터 가지게 하자. 허들만이라도 낮춰보자.


내가 쓰려는 책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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