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반격의 기술
쇼기를 배우는 단계에서 '몰이비차'를 선택한다는 것은 아주 현명한 투자입니다. 초반 포석이 쉽고, 방어력이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에 초심자가 고수에게 버티기에 가장 좋은 전법이기 때문입니다.
"비차를 원래 있던 오른쪽 자리에서, 왼쪽으로 '몰아서' 사용하는 전법"입니다.
앉은비차: 비차가 제자리(오른쪽)에서 공격함. (공격형)
몰이비차: 비차를 중앙이나 왼쪽으로 이동시켜서 공격함. (수비 후 반격형)
처음 쇼기를 둘 때 몰이비차가 가지는 장점은 명확합니다.
몰이비차의 최대 장점은 수비입니다. 비차가 왼쪽으로 갔으니, 왕장은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피신합니다. 이때 왕장과 은장, 금장을 결합해 '미노 울타리'라는 성을 쌓게 되는데, 이 성은 적은 수순으로 만들 수 있는 튼튼하고 효율적인 울타리입니다.
"미노 울타리만 제대로 지어도 100수까지는 버틴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앉은비차는 판 전체를 보며 복잡한 수싸움을 해야 하지만, 몰이비차의 작전은 단순 명쾌합니다.
비차를 왼쪽으로 옮긴다.
왕을 오른쪽으로 옮겨 '미노 울타리'를 짓는다.
상대가 쳐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받아친다.
몰이비차의 핵심 재미는 '사바키'에 있습니다. '사바키'는 '가볍게 처리한다'는 뜻으로, 기물들이 엉키지 않고 시원하게 교환되는 것을 말합니다. 비차, 각행, 은장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때의 쾌감은 몰이비차만의 특권입니다.
비차를 어디까지 옮기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집니다. 몰이비차의 대표적인 모습 3가지를 소개합니다.
중비차: 비차를 정중앙(5열)에 둡니다. 가장 공격적입니다. "나는 수비도 좋지만 중앙을 힘으로 뚫고 싶다"는 분께 추천.
사간비차: 비차를 왼쪽에서 4번째 줄(6열)에 둡니다. 가장 밸런스가 좋습니다. 공수 조화가 완벽하여 입문자에게 가장 추천하는 '국민 전법'입니다.
삼간비차: 비차를 왼쪽에서 3번째 줄(7열)에 둡니다. 가볍고 빠릅니다.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테크니션이 되고 싶다면 추천.
앉은비차와 다르게 시작해야 합니다. 이 순서를 기억해 두세요.
각행 길 닫기: (7열 보 전진) 가장 중요! 앉은비차는 각행 길을 열지만, 몰이비차는 보통 각행 길을 닫고 시작합니다. 난전을 피하고 천천히 내 진영을 갖추기 위함입니다.
비차 이동: 원하는 위치(중앙, 사간, 삼간 등)로 비차를 옮깁니다.
왕장 이동: 비차가 떠난 반대편(오른쪽)으로 왕을 이동시킵니다.
울타리 구축: 왕 주변에 은과 금을 붙여 '미노 울타리'를 만듭니다.
대기: 상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비차를 활용할 틈을 노립니다.
내가 먼저 무리해서 공격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단단한 갑옷(울타리)을 입고 있으니까요. 상대가 조바심을 내며 공격해 올 때, 그 공격을 살짝 흘려내고 빈틈으로 나의 비차가 파고드는 것. 이것이 몰이비차 승리의 공식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몰이비차를 두기 위해 알아야할 대표 성벽, 미노 울타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p.s 기보 이미지를 제공해준 mogproject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