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논할 때 마케팅, 수익성에 대해서만 고려하는 시기가 있었다. 본질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껍데기가 아닌 본질을 좇아야 한다.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는 고상한 목표에 움직이면 돈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는 말도 많이 나왔다. 맞는 말이다. 다만 절대적이진 않다.
올바른 인사이트들을 전달하기 위해서, 마이크에 대고 강압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내가 가진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설득해 내기 위한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균형을 이룬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인 것이다.
예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기술의 발전의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 속에, 자신만의 발걸음으로,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말도 같다. 한쪽을 포기하면 안된다. 파도 위에 올라타려는 노력도,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도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나무를 보지 않은 채 숲을 보는 것이 아니고, 둘 다 보아야 한다. 멀리만 보지 않고, 가까운 곳도 쳐다보아야 한다. 큰 틀도 중요하고, 디테일도 항상 중요하다. 무엇 하나 놓쳐서 되는 것이 없다. 성공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성과를 내려면, 균형을 맞추고, 그래야 비로소 세상에 필요한, 중요한 뭔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분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는 격언들의 프레임을 어느 정도는 깰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러 마이크들이 주어진 현재 사회에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되, 귀를 열고 들을 것이라면, 여러 가지 목소리들을 흘려보내듯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 불안함 때문에 단순 명쾌한 메시지에 매달리지 않고, 확신을 얻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보고,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느껴보고 비교해 보는 과정은 필수적인 것 같다.
Work and life balance도 마찬가지다. 요즘 시대에 워라밸을 왜 이야기하냐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워라밸도 단순히 노동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을 가지는 의미보다는, 지속 가능한 삶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균형을 깨뜨려야 할 시기가 온다. 밸런스를 포기하고 몰두해야만 할 무언가를 찾았을 때,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 얼마나 오래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Don't Just Look at Now—Think Two Steps Ahead.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Mike Krieger의 팟캐스트 인터뷰 내용이다.
"And so most people would come in, they would read a couple of articles, they would say, this isn't very different than Apple News, and then they would bounce off. So I think we bet too hard on personalization without remembering that you also have to be good at the very beginning before you've really gotten a lot of personal content. I think one big lesson is that users are not going to adopt a feature or a product just because of the technology underneath, or just because it has intelligence, it actually has to still solve the problem."
개인화 기술이 뛰어나고, 잠재력을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초반 몇 번의 UX에 그것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고, 유저들은 금방 떠나갔다. 기술의 잠재력에 매료되어 사용자의 즉시 경험을 간과해, 실패했다. "개인화가 미래다", "기술이 차별화의 핵심이다"라는 맞는 말에 매몰되어, 정작 사용자가 당장 느끼는 가치를 놓쳤다. 장기적 비전과 당장의 사용성, 둘 다 중요한 일이지만, 순간적으로 한쪽만 보게 되는 일이 빈번한 것 같다.
결국 균형이라는 것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무게중심을 조절하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동적인 능력이다. 때로는 기술에, 때로는 사용자 경험에, 때로는 수익에, 때로는 본질에 더 무게를 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