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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기

저는 어릴 때부터 아무것도 놓치기 싫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대화 속 오고 가는 말 한마디나 사람의 표정, 감정들 같은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뭔가를 시작할 때 항상 덜 부끄럽고 싶었습니다.


다 파악하고, 모든 걸 알게 된다면 그땐 비로소 높은 화소에서, 좋은 화질로 세상을, 그 속에 벌어지는 일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모든 것을 통제하고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항상 불안합니다. 또, 어디론가 나아가는 데에 제동을 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작할 때, 달리고 있을 때 드는 도망가고 싶다는 감정도, 버티는 과정이 필연적이라는 것도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긴 호흡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완벽한 판을 구성하는 것은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 당장 살아있다고 느끼게 해 줄 만한 것들에 몰두하고, 생겨나는 것들을 또 좇고.. 그렇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들이 모여 훗날 어떤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찍어낸 점들이 이어져서 무언가가 되길 바랍니다. 세상 모퉁이 어딘가라도, 작게나마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영역이 구축됐으면 합니다. 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대화는 비효율의 정수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적화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화 속 의미는 말과 말이 부딪히는 그 지난한 과정 속에서만 탄생합니다. 효율성,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상호 간의 소통에서만 얻어낼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깨달음,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일지도 모릅니다. 일방적으로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그것을 정리해 보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토킹 포레스트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는 제 생각이나 글들을 발산하듯 써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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