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선생님의 주말

by educational right

선생님이 된 이후, 주말과 주중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일과 집의 생활이 모호해진 것처럼. 처음 일을 시작한 몇 년 간은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날 내게 있었던 일과 아이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을 내 머릿속에서 비워내는 게 쉽지 않아서 자꾸만 곱씹어보다가 저녁시간이 다 가기 일쑤였다. 처음 맡는 반과 수업에서 배웠지만 직접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 매일 좌절감을 느꼈었고, 내 위치와 내 겉모습이 달라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학교 바깥의 삶에서 받은 상처와 불신을 고스란히 학교에 가져왔고, 그것을 나는 매일 아무 방패막도 없이 받아들였어야만 했다. 그 누구도 내게 그렇게 작고 조그만 아이들이 겪어내는 매일의 삶이 얼마나 우울감을 주는지, 또 알면서도 내가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서 오는 무력감이 어찌나 큰지 말해주지 않았고, 아마 그들도 몰랐으리라 이제 지나고 나니 생각한다. 의외로 무력감과 자책감은 나를 더 일에 집착 아닌 집착하게 만들었고, 그럴수록 내 삶의 경계는 의미를 잃어갔다.

그것이 문제였다. 아마도 어느 순간 내 마음엔 아이들이 가져오는 상처가 내 것처럼 내 마음을 짓눌렀고, 나는 결국엔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했다. 아주 간단하지만 내게는 쉽지는 않았던 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모든 것을 잊는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다짐이었다. 내가 만나는 만나고 있는 아이들이 겪는 삶은 도저히 내가 자라며 겪었던 상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의 트라우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내게 다시 나를 위한 주말을 찾는 시작이었다.

선생님의 주말은 다시 한 주를 시작하는 준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 주를 끝내며 나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이지 않을까. 그렇게 다시 내 마음을 챙겨서 한 주를 사랑이 부족한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큰 부분을 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주말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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