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정체도 즐길 수 있는 연비와 스타일, BMW 118d
결국 후배 녀석이 차를 구매했습니다. 조금 놀라셨죠? 제가 글을 쓸 때 후보군으로 언급되었던 자동차였지만 최종적으로는 선택되지 못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 선택 덕분에(?) 세차 모임에 1, 2, 3 시리즈 라인업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제가 액티브 투어러를 구매할 때 1 시리즈도 구매 대상 중에 하나였습니다만 패밀리카를 선호했기 때문에 단호하게 제외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위에 사진에서는 공교롭게도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1 시리즈의 뒤태가 보이는데요. 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디자인 때문에 선뜻 끌리지 않았었습니다. 결국 후배 덕분에 미뤄뒀던 1 시리즈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동차 구매기를 관심 있게 보셨을 분이라면 좀 생뚱맞은 결과였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저는 그걸 반전 드라마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실제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인데 저도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갑자기 '맘에 들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차종을 골랐으니까 말이죠.
원래는 볼보의 V40에 조금 더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이미 시승차를 여러 번 타보면서 거의 결정이 된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는데 저로서는 더 놀라운 반전 이었죠. 이후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맘에 든다'는 표현은 더 다르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V40의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상당히 거슬림
서비스 센터의 개수가 적다는 점으로 이후 차량 유지에 애로사항이 생기는 것에 대한 걱정
이 두 가지 정도가 주된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검색을 통해서 살펴보면 볼보라는 브랜드 자체에서 오는 신뢰감은 어느 정도 형성된 것 같지만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시승 때 타본 V40에서 느껴지는 진동이나 소음이 그날따라 너무 거슬렸다고 하네요. 그날은 후배의 어머니과 동승을 했는데 디젤 승용차가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께는 이런 소음들이 유쾌할리가 없지요.
그리고 마침 근처에 있는 BMW 매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 구매 후보에 있었던 118d를 시승하였는데 그 느낌이 더욱 부드럽고 조용해서 더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하네요. 이러면서 몰려오는 AS에 대한 걱정들이 들면서 아예 계획들이 바뀐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차량을 사야겠다는 계획이 구체화되면 구매 이후에 유지를 위한 방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변합니다. 수입차 부품, 공임에 드는 비용이 많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서비스 센터에 대한 접근성과 그 품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 이게 곧 고민에 마침표를 찍게 만드는 것 같네요.
그동안 1 시리즈에 대한 느낌은 사실 그렇게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 모델처럼 외형이 바뀌지 않았으면 사실 굉장히 리뷰 우선순위가 낮은 차종 중에 하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LCI 모델은 굉장히 멋지게 바뀌었습니다. 풀 체인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코드명을 살펴보니 단순히 페이스리프트만 된 모델이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부분에 있어서 체질을 변화시킨 모델이었습니다.
둥글둥글하고 처진 듯한 인상의 헤드라이트에서 날렵한 인상을 주는 헤드라이트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LED 헤드라이트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키드니 그릴의 크기도 조금 더 커진 것 같고, 전반적으로 외형이 다른 BMW 브랜드와 일치감을 주고 있습니다. 마치 1 시리즈만 구형 모델의 느낌이었는데 이번 변화를 통해서 인상이 확 바뀌었습니다.
후면부의 디자인은 많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만 리어 램프의 크기가 커지면서 밋밋했던 이미지를 바뀌게 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전반적인 이미지는 기존 모델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트렁크는 골프나 미니가 채택한 방식처럼 브랜드 로고를 버튼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손으로 연다는 것 자체는 동일하지만 '아니! 이런 곳에?' 이런 느낌이 오는 아이디어네요.
외형으로 보면 분명히 작은 사이즈 입니다만 트렁크는 그렇게 작은 사이즈는 아닙니다. 제법 적당한 크기의 트렁크를 가지고 있고 4:6으로 2열 좌석을 접어서 더 큰 공간이 나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3:3:3으로 폴딩이 되는 방식은 아니어서 좀 아쉽네요. 런플랫 타이어를 채용하여서 템포러리 타이어가 없지만 그 공간에는 수납 대신에 자동차 배터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차의 양 옆에는 Sport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말 그대로 118d Sport 트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차체는 3 시리즈보다 더 낮은 느낌이었고 M 패키지가 아니어도 제법 스타일리시 한 외장 파츠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독특하게 생긴 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는 휠의 모습이 보이시죠? 그리고 흰색의 차체와는 반대로 블랙 하이그로시의 사이드 미러를 채택해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한 층 업그레이드된 외형과 스포티한 스타일을 갖추고 있는 1 시리즈는 젊은 층에게 많이 선택되는 그런 차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판박이처럼 BMW의 모든 차량의 외형의 느낌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특히 센터패시아의 구성은 좌우 대칭형으로 뭐 새롭지도 않습니다. 어떤 소재를 썼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겠네요. 상세한 레이아웃은 확실히 차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 같네요.
젊은 취향에 맞게 그리고 차의 성향에 맞게 내장들도 세팅이 되어있습니다. BMW 'Sport'라는 이름을 가진 차종은 약속이나 한 듯 특정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이전에 3 시리즈 M Sport에서는 푸른색으로 였는데 이번 1 시리즈 Sport에서는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붉은 분위기는 스티어링 휠에도 적용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주는 즐거움이 깨알 같네요.
독특하게도 1열에 은색으로 빛나는 도어 플레이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식 기어봉도 눈에 띄고요. 이걸 살펴보면 전륜 구동인 액티브 투어러나 X1 은 이런 형태의 전자식이 아닙니다. 결국 이 1 시리즈 역시도 후륜구동 자동차가 되겠네요. 하지만 브랜드의 특성상 전반적으로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특징 잡아 이야기할 것들이 점점 부족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BMW 리뷰는 조금 비중을 줄여야 하려나 봐요.
1열의 시트는 스포츠 시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동식 시트 버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날개처럼 시트 양옆에 있는 부분을 조여주거나 풀어주거나 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허리 뒤 쪽이 비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렇게 편안한 착좌감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허리 옆을 꽉 잡아주기 때문에 차가 좌우로 흔들리게 될 때 상당한 안전감을 전해줬습니다. 게다가 허벅지 받침대도 있어서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1열의 시트는 상당히 점수를 높게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2열 시트가 되겠습니다. 실상 2열은 타기에 다소 불편한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사실 이 영역은 1열에 앉은 탑승자가 어떻게 앉아있냐에 따라서 정말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조금 불편하게' 1열을 만들면 사진 같은 영역이 생기지만 그마저도 썩 편안한 공간을 주지는 않습니다. 사실상 2열을 활용하기는 다소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해치백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동차들이 그다지 많은 공간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또 이쯤 되니까 이 친구는 2열에 대한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차를 주장했었지만 그 주장과 결과는 사실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정말 미스터리 한 녀석입니다.
제가 가진 육중한 몸과는 다르게 소형차를 정말 좋아합니다. 큰 차를 좋아하는 국내 정서에는 사실 맞지 않는 그런 취향입니다. 하지만 유독 이런 소형차를 시승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저는 이전에 1 시리즈 말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A클래스를 시승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운전의 스타일과 가장 맞아떨어지는 그런 차였는데 그래서인지 A클래스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1 시리즈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 1 시리즈를 시승해볼 때 소형차라는 체급에서 나오는 기민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심의 도로를 주행하면서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그런 자동차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디젤 엔진 고유의 강력한 토크와 강력한 연비 이 두 가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디젤 해치백 자동차를 몇 가지 타봤는데 꽤나 조용하고 억제된 진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체급에서의 스테디셀러인 폭스바겐의 골프와는 어떻게 비교를 하며 좋을지 잘 모르겠네요.
한 때 My First BMW라는 이름으로 광고했던 1 시리즈는 정말 후배 녀석에는 가장 처음 만나는 자동차이자 처음 타게 된 BMW가 되었습니다. 이제 즐겁게 이 무더운 여름을 즐기는 시간만 남았네요.
휴가 시즌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자동차 사고 소식이 들려와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런 일들이 없도록 모두 안전 운전하시고 즐거운 휴가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